자유한국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강제로 출당시켰다. 이로써 박 전 대통령은 자신의 정계진출 관문이면서 화려하게 부활시켰던 정당과의 20년 연을 끊게 됐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3일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로써 박 전 대통령의 당적은 사라진다”고 제명을 확정했다. 앞서 당 윤리위원회는 지난달 20일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 수감된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정치적 책임을 물어 '탈당 권유' 징계를 내렸고, 홍 대표는 이날 현행 당규상 윤리위 규정에 의거해 박 전 대통령 제명을 직권으로 결정했다. 당규에는 '탈당 권유 징계의결을 받은 자가 탈당 권유 의결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탈당 신고서를 제출하지 아니할 때는 위원회의 의결을 거치지 아니하고 지체 없이 제명 처분한다'고 규정돼 있다.
홍 대표는 회견에서 “한국당이 보수 우파의 본당으로 거듭나려면 ‘박근혜당’이라는 멍에에서 벗어나지 않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징계를 추진한 배경을 설명했다. 또 “박근혜 정부의 무능력과 무책임으로 한국 보수 우파가 허물어진 데에 저와 당원 모두 철저하게 반성한다”며 “신보수주의 정당으로 거듭날 것을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의 당적은 사라지지만 박 전 대통령이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의 출당 조치로 보수야당 재편은 본격화할 전망이다. 바른정당은 한국당의 조치에 구체적인 언급을 자제한 채 한국당의 변화 과정을 좀 더 지켜보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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