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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 ‘인도-태평양’ 용어 아이디어는 일본산

입력
2017.11.03 17:5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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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첫 아시아 순방을 앞두고 ‘인도-태평양’(Indo-Pacific) 용어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인도에서부터 호주에 이르는 대륙과 대양을 ‘아시아-태평양’으로 명명했던 이전 정부들과는 구별되는,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이름짓기(naming)’ 전략이 엿보이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2일(현지시간)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기자회견 내내 이 용어는 줄곧 언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인도-태평양’ 지도자들에게 43차례 전화를 했다”고 한 게 대표적이다. 지난달 18일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인도와의 전략적 관계 확대를 주장한 연설에서 ‘인도-태평양’이라는 말을 15번이나 썼다. AP 통신은 “트럼프 행정부는 ‘인도-태평양’ 용어로써 (이 지역이) 중국의 뒷마당과 동아시아 호랑이 경제권(홍콩, 싱가포르, 한국, 대만)을 넘어서는 지역이라는 생각을 전파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대(對) 아시아 정책변화를 예고하는 이 용어는 원래 일본의 ‘작품’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일본과 호주, 인도와의 유대 강화를 통한 중국 견제용인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전략’ 개념이 ‘일본산’이라는 점은 백악관 보좌관들도 인정한다”고 보도했다. 일본 당국자들이 브라이언 후크 미 국무부 기획관, 매튜 포팅어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 등에게 ‘인도-태평양’ 아이디어를 심어 줬다는 것이다.

특히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전략’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인 지난해 8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케냐에서 열린 아프리카개발회의 기조연설에서 처음 거론했던 개념이기도 하다. 지금은 일본 정부가 사용하지 않는 말이지만, 2012년 12월 아베 총리가 한 기고문에서 제안한 ‘다이아몬드 동맹’ 구상과 내용도 거의 비슷하다. 트럼프 행정부와 아베 정부의 ‘밀월관계’가 또 드러나는 대목인 셈이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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