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배 늘어… 가족 책임은 31% 그쳐
“아들ㆍ딸 모두가 돌봐야” 가장 많아
노(老)부모 부양은 가족의 몫일까, 사회의 책임일까. 20년 가량 전 대다수 국민들은 가족에게 부양 책임이 있다고 믿었지만 지금은 사회 책임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훨씬 더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김유경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이 ‘보건복지포럼 10월호’에 발표한 ‘사회 변화에 따른 가족 부양 환경과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부모부양의 책임자로 가족을 꼽은 비율은 1998년 89.9%에서 2016년 30.6%로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반면 사회에 책임이 있다는 답은 같은 기간 2.0%에서 50.8%로 무려 25배 급증했다. ‘부모 스스로 해결’이라는 대답도 1998년 8.1%에서 2016년 18.6%로 10.5%포인트 늘었다. 이는 1998~2016년 통계청 사회조사 자료를 토대로 15세 이상 남녀의 부모 부양 인식 변화를 분석한 결과다.
장남 또는 아들 중심의 가부장적 부양관도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 ‘가족 중 누가 부모 부양을 책임져야 하느냐’는 물음에 장남이라는 답은 1998년 22.4%에서 2016년 1.7%로 줄었다. ‘아들 모두’라는 응답도 1998년 7.0%에서 2016년 1.4%로 감소했다. 대신 ‘아들ㆍ딸 모든 자녀’라는 답이 1998년 15.0%에서 2016년 22.1%로 상승했다. 실제 노부모와 성인 자녀의 동거비율도 1998년 49.2%에서 2014년 28.4%로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김유경 연구위원은 “1, 2인 가구 중심의 소가족ㆍ핵가족화로 사회규범과 제도가 변화하면서 공적 부양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만큼 가족의 빈자리를 채울 체계적인 돌봄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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