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좌진 급여를 빼돌려 정치자금으로 사용하고 동문에게 불법 후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이군현(63·경남 통영·고성) 자유한국당 의원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 받아 의원직을 상실할 위기에 놓였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2부(부장 심현섭)는 3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의원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분리 선고했다. ‘정치자금부정수수’와 ‘신고절차위반’ 혐의다. 공직선거법위반이나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의 확정되면 국회의원직을 상실하게 돼 있다.
이 의원은 19대 의원 시절인 2011년 7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보좌진 급여 중 일부를 입금 받는 방식으로 2억4,600만원을 빼돌려 국회에 미등록된 다른 직원 급여와 사무소 운영비 등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고등학교 동문인 사업가 허모(64)씨로부터 2011년 5월 격려금 명목으로 1,500만원을 수수한 혐의(정지자금부정수수)와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된 예금계좌 외 수입ㆍ지출 내역을 신고하지 않고 회계보고를 누락한 혐의(신고절차위반)도 있다.
재판부는 이날 보좌진 월급을 빼돌린 데 대해 “피고인이 보좌진에게 지급된 급여를 자신의 돈으로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정치자금법 입법 목적에 반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검찰이 동문으로부터 불법으로 후원 받았다 제기했던 1,500만원에 대해서는 “최소 1,800만원에서 2,100만원 상당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청렴 의무가 있는 피고인에게 책임에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의원 측 회계 책임자인 보좌관에게는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 비서관에게는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사업가 허씨에게는 벌금 500만원이 선고됐다. 재판 직후 이 의원은 “드릴 말씀이 없다”며 자리를 떠났다. 변호인은 “항소 여부를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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