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용덕 신임 한화 감독(오른쪽)이 2012년 한화 감독 대행 시절 송진우 코치(왼쪽)와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 김정희] 한화가 달라진다. 신임 한용덕(52) 감독을 중심으로 젊은 선수들을 육성하며 가을에 야구하는 날을 꿈꾼다.
올 시즌 8위(61승 2무 81패)에 머문 한화는 변화의 시작으로 지난달 31일 한 감독을 사령탑에 앉혔다. 한 감독은 지난 1일 본지와 인터뷰를 통해 한화를 위한, 한화에 의한 한화를 구상했다. 그는 선수시절 1988년 한화 전신 빙그레에 입단해 줄곧 한화에서 뛰었다. 2005~2012년까지 팀 코칭스태프로 후배들을 지도한 한 감독은 새 시즌 ‘달라진 이글스’를 예고하고 있다.
한 감독은 선임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전화를 걸어온 고참 김태균(35ㆍ한화)에게 “정말 열심히 하지 말라고 했다”는 뜻밖의 얘기를 전했다. 한 감독은 “(김)태균이 전화가 와서 ‘감독님 정말 열심히 하겠습니다. 뼈골 빠지게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하더라. 그런데 나이도 있고 체력도 세이브 해야 하는데 너무 열심히 하면 부상이 온다. 그래서 정말 열심히 하지 말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성적도 중요하지만 선수들이 부상 없이 시즌을 완주하는 게 우선이라는 점을 강조한 대목이다. 열심히 하는 것도 좋지만 자산인 몸을 먼저 아끼는 일이 보다 중요한 한화이다. 지난 정규시즌 막바지 한화는 주전급 선수들이 줄줄이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지면서 전력난을 겪었다. 정근우(팔꿈치)와 김태균(복사근), 3루수 송광민(햄스트링), 1루수 로사리오(왼쪽 중수골) 등을 비롯해 유독 부상자가 많았다. 두산 코치이던 한 감독은 한화 선수들과 따로 연락하지는 않았지만 “외부에서 볼 때 짠했다”고 떠올렸다.
5년 만에 돌아온 한화는 이렇게 변화가 불가피하다. 한 감독은 그때와 지금의 달라진 점에 대해 “유명한 선수가 많이 생겼다”고 웃으면서 “한화는 연봉이 1위 팀이다. 연봉을 많이 받는 선수들이 많다는 것은 유명한 선수가 많은 것 아니겠나”라고 진단했다. 농담조였지만 말 속에는 뼈가 숨어있었다.
팔을 걷어붙이고 체질 개선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한 감독이 그리는 새 시즌 구상의 키워드는 육성이다. 그는 “선수육성 쪽에 신경을 많이 쓸 생각”이라며 외부 자유계약선수(FA) 영입은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젊은 선수들이 주전 선수들과 수준 차이가 많이 나는 편이다. 신진급 선수들을 주전급으로 올려놓아야 한다. 그래야 강하고 크게 성장할 수 있다. 주전급들이 많아야 한다. 그렇다고 주전들을 배제하자는 건 아니다”고 덧붙였다.
육성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은 구단 프런트와 일치한다. 한화는 2018 신인 드래프트에서 11명을 지명했다. 그 중 8명이 투수다. 드래프트 당시 한 감독은 구단에 없었다. 신인 지명은 프런트의 구상이었지만 신진급 스타를 육성하겠다는 의지는 동일하다. 한 감독은 한화에서 ‘제2의 류현진(39ㆍLA다저스)이 나올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나와야 한다. 그래야 한화가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다”고 결연하게 말했다.
한용덕 신임 한화 감독/사진=한화 제공
궁극적으로 한 감독이 원하는 팀의 모습은 ‘외유내강’으로 요약된다. 한 감독은 “시즌 때 보면 알게 될 거다. 이번 캠프부터 티가 날 텐데 밝은 분위기가 될 것”이라고 힘주었다. 고되고 빡빡한 훈련보다 밝고 즐거운 야구를 추구하겠다는 그는 “쥐어짜는 야구는 안 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차차 강해지는 것이 목표다. 한 감독은 “스케일이 크고 멀리 보는 야구를 하겠다. 천천히 움직일 생각”이라고 단계적 성장을 언급했다.
한 감독은 “처음부터 (높이) 갈 수는 없고 우선 1차 목표는 가을 야구다. 그 다음은 그 때 생각 하겠다”고 청사진을 제시했다. 앞서 한 감독은 2012년 전 한대화(57) 전 감독 경질 후 감독 대행을 맡아 후반기 28경기에서 14승 13패 승률 0.519로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남긴 경험이 있어 희망적이다.
힘차게 출항한 한용덕호는 3일 대전구장에서 취임식을 갖고 5일 미야자키 마무리 캠프를 시작으로 힘찬 닻을 올린다. 한화 군단인 신임 장종훈(49)ㆍ송진우(51)ㆍ강인권(45) 코치도 함께 떠난다. 한 감독은 “친정 팀에 그것도 감독으로 와서 너무 기쁘고 큰 영광이다. 외부에서 보던 것과 내부에서 보는 게 차이가 있을 텐데 선수들을 파악하고 옥석을 가려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정희 기자 chu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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