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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엔딩]‘병원선’, 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았던 '하지원의 고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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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엔딩]‘병원선’, 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았던 '하지원의 고난'

입력
2017.11.03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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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선'이 종영했다. MBC '병원선' 캡처
'병원선'이 종영했다. MBC '병원선' 캡처

고난의 ‘병원선’이 드디어 막을 내렸다. 결말은 해피엔딩이었지만 시청자들에게 ‘병원선’은 아름다운 드라마로 기억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일 밤 방송한 MBC 수목드라마 ‘병원선’ 마지막 회에서는 송은재(하지원 분)가 암인 골육종으로 고군분투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송은재는 여전히 자기 안에 갇혀 있었고 앞만 보고 달렸다. 골육종인지 확인하기 위해 그는 직접 수술대에 앉아 본인의 다리에 마취주사를 놓고 조직을 채취했다. 남에게 상처를 드러내기 싫어하는 송은재의 고집이 담긴 부분이었다. 이는 그가 과거 환자의 팔을 도끼로 내리치고 나서 봉합 수술을 했던 것만큼 잔인한 장면은 아니었지만 여전히 자극적이었다.

앞서 ‘병원선’에서는 많은 시련이 있었다. 송은재가 잘 나가던 외과의사에서 ‘병원선’에 오게 된 것을 시작으로 거제제일병원 응급실에서마저 의사가운을 벗게 된 것까지, 송은재는 시련의 아이콘이었다.

내과의사 곽현(강민혁 분) 역시 조산한 산모를 무사히 보살폈음에도 불구하고 ‘사후처리 미숙한 내과 의사’가 돼야 했다. 이로써 병원선은 운행 중지까지 당했고 공보의들과 간호사들은 많은 고생을 했다. 많은 시련 끝에 송은재의 진심이 밝혀지고 공보의들의 성장기가 그려졌지만, 마지막 날까지 시련이 닥쳐오면서 시청자들의 피로도를 높였다.

특히 마지막 회인 한 회 차만에 송은재의 암이 밝혀지고, 1년 만에 바로 낫는 모습이 보여지는 것은 송은재에게 고난을 주기 위한 무리수로밖에 볼 수 없는 요소다. 송은재는 이날 자신의 병을 알고 나서 “죽지 않더라도 불구가 될 가능성이 높다더라”라고 말했으나 1년 후의 송은재는 예전처럼 병원선에 의사로 컴백했다.

물론 그동안 곽현이 송은재에게 차가운 곳에서 나올 수 있도록 응원했고, 송은재 역시 ”의지하는 걸 부끄럽게 여긴 날이 있었다. 이제 난 휘청일 때마다 그가 날 잡아주는 걸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여러 번 길을 잃을 것이다. 그때, 부디 옆을 보아주시길“이라며 사랑하는 사람에게 기대는 모습을 보여주며 메시지를 전하기는 했다. 훈훈하게 마무리는 지었지만 그 과정은 의문이 가득할 수밖에 없는 것.

다만 그동안 ‘병원선’은 수목드라마 1위를 지켜냈다. 초반 최고 시청률 13%까지 올라가던 ‘병원선’은 막바지에 평균 7~8%를 기록하며 SBS ‘당신이 잠든 사이에’에 1위를 내어주기도 했으나 다시 1위를 되찾았다.

그 이유는 작품 자체보다는 주인공 하지원의 힘이었다. ‘하지원의 드라마’로도 불리던 ‘병원선’에서 그는 연기 인생 첫 의사 역할을 도전해 차가우면서도 “목숨보다 감동적인 것은 없다”라는 신념을 가진 외과의사를 제대로 소화했다. 그는 자존감 있는 모습과 엄마의 죽음에 슬퍼하는 모습, 사랑에 서툰 모습 등 다채로운 모습으로 극 전반을 이끌었다.

한편 ‘병원선’ 후속으로는 유승호, 채수빈, 엄기준, 강기영, 황승언 등이 출연하는 ‘로봇이 아니야’가 방송된다. 방송 날짜는 미정이다. 

이주희 기자 lee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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