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현 부회장 종합기술원 회장에
윤부근 신종균 사장은 부회장 승진
핵심사업부 부사장 7명 승진
실적 이끈 반도체 부문이 4명
‘컨트롤타워’ 사업지원TF 신설
삼성전자가 2일 핵심 사업을 이끌어온 부사장 7명을 대거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용퇴를 결정한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은 회장, 윤부근ㆍ신종균 대표이사 사장은 각각 부회장으로 승진 임명해 예우하는 등 3년 만의 대규모 승진 인사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부품(DS), 소비자가전(CE), ITㆍ모바일(IM) 사업 부문장 교체에 이어 이번에도 파격적인 발탁 없이 준비된 내부 경영진에게 힘을 실어주는 세대교체 기조를 이어갔다.
3년 만의 ‘승진잔치’
삼성전자는 이날 회장 승진 1명, 부회장 승진 2명에 사장 승진 7명까지 사장단 10명의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이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2년간 사장단 인사를 최소화했고 지난해에는 아예 건너뛰어 사실상 3년 만의 대규모 승진이다.
권오현 부회장은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이 됐고, 전 CE부문장 윤부근 사장은 CR담당 부회장, 전 IM부문장 신종균 사장은 인재개발담당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삼성 그룹을 대표하는 ‘얼굴’ 역할은 윤부근 부회장이 담당하게 됐다. 이들은 경영일선에서는 떠나지만 대외활동과 경영자문, 후학 양성 등으로 회사에 기여할 예정이다.
핵심 사업부를 이끌어온 부사장 7명은 사장으로 승진해 경영 전면에 포진했다. 팀 백스터 부사장은 삼성전자 북미총괄 사장 겸 미국법인 공동법인장, 진교영 부사장은 부품(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 강인엽 부사장은 DS부문 시스템LSI사업부장, 정은승 부사장은 DS부문 파운드리 사업부장, 한종희 부사장은 CE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으로 올라섰다. 팀 백스터 사장은 외국인으로는 창립 48년 만에 탄생한 첫 삼성 사장이다.
삼성디스플레이 노희찬 부사장은 내년 3월 이사회 의장으로 내정된 이상훈 사장의 뒤를 이어 경영지원실장(사장)으로 승진했다. 삼성의 안살림을 책임질 새로운 최고재무책임자(CFO)다. DS부문 구매팀장, 기획팀장 등을 거친 황득규 부사장도 중국삼성 사장이 됐다.
새로 사장이 된 7명 중 4명은 반도체 세계 1위 신화를 창조한 반도체 부문에서 쏟아졌다. DS부문에서 동시에 4명이나 사장으로 승진한 것은 처음이다.
50대 ‘젊은 사장’ 전면에
사장 승진자 7명은 모두 50대에 평균 연령은 55.9세다. 가장 젊은 사장은 시스템LSI사업부장인 강인엽 사장으로 54세다. 앞서 발탁된 DS부문 김기남 사장, CE부문 김현석 사장, IM부문 고동진 사장 역시 50대로, 평균 연령이 57세다.
이날 삼성전자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한 이동훈(58)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사업부장(부사장)도 50대이고, 삼성전자의 투자전문자회사 삼성벤처투자 대표이사로 내정된 전용배 경영지원실장(부사장)도 55세다. 전자 계열사 삼성SDS 대표이사로 내정된 홍원표(57) 솔루션사업부문장 역시 50대라, 다른 삼성 계열사에서도 60대 사장의 퇴진은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급변하는 정보기술(IT) 산업 환경과 4차 산업혁명이란 엄중한 현실 속에서 한 차원 높은 도전과 혁신을 위해 ‘젊은 피’들을 중용했다”고 인사 방향을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를 통해 유사한 업무를 동시에 총괄하는 겸임 자리도 늘렸다. 김기남 사장은 종합기술원장을 같이 맡고, 김현석 사장은 생활가전사업부장에 세트부문 연구소를 확대 재편한 ‘삼성 리서치’도 책임진다. 고동진 사장은 승진 전 직책인 무선사업부장을 그대로 유지한다.
신설 조직으로 미래 챙긴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미래전략실 해체와 함께 사라진 컨트롤타워 역할을 대신할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를 신설했다. 그룹 전체가 아닌 삼성전자와 전자 계열사(삼성디스플레이ㆍ전기ㆍSDSㆍSDI)간 중복사업 조정, 투자방향 설정, 인수합병(M&A) 등을 협의하는 조직이다. 최고경영자(CEO) 보좌역을 담당하는 TF장에는 정현호 전 사장이 임명됐다.
완제품 부문 선행연구 조직 DMC연구소와 소프트웨어센터를 통합한 삼성 리서치도 삼성전자의 미래를 위한 기구다. 새로운 ‘연구개발(R&D) 심장'인 삼성 리서치는 전 세계 24개 연구거점의 연구개발 인력 2만여명을 관할해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등의 선행기술을 확보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연구소장은 부사장급이었는데 처음으로 사장급으로 격상된 연구소”라고 밝혔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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