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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 ‘지구최강 마운드’의 초라한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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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 ‘지구최강 마운드’의 초라한 가을

입력
2017.11.02 17:08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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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다르빗슈가 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WS 최종 7차전에 선발 등판했지만 1⅔이닝 5실점으로 조기에 무너지면서 강판됐다. 로스앤젤레스 AP=연합뉴스
미국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다르빗슈가 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WS 최종 7차전에 선발 등판했지만 1⅔이닝 5실점으로 조기에 무너지면서 강판됐다. 로스앤젤레스 AP=연합뉴스

정규시즌에서 104승을 거둔 LA 다저스의 적수는 없어 보였다. 월드시리즈 상대로 최다 우승팀(27회) 뉴욕 양키스가 아닌 휴스턴이 정해졌을 땐 역대 가장 싱거운 월드시리즈가 될 것이란 전망마저 쏟아졌다.

하지만 마지막 1승을 올리지 못한 다저스 더그아웃은 침묵에 빠졌다. 1988년 이후 29년 만에 내셔널리그 챔피언에 올랐던 감격의 눈물은 비통의 눈물로 바뀌었다. 다저스는 정규시즌에서 104승 58패(0.642)로 메이저리그 30개 팀 중 가장 높은 승률을 올렸다. 1958년 연고지를 브루클린에서 로스앤젤레스로 이전한 이후 최다승이다. 특히 정규시즌 팀 평균자책점 3.38로 내셔널리그 1위에 오른 마운드는 비교 불가의 극강이었다. 선발 평균자책점(3.39)과 불펜 평균자책점(3.38) 모두 1위였다. 여기에 트레이드 마감시한에 텍사스와 트레이드로 일본인 선발 다르빗슈 유를 영입해 우승을 위한 마지막 준비까지 마쳤다.

그렇게 완벽했던 마운드는 마지막에 중압감을 버텨내지 못했다. 2차전에서 4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던 선발 리치 힐을 조기 강판하고 내세운 불펜진이 무너지면서 6-7로 역전패했다. 분수령이 된 5차전에서도 마무리 켄리 얀선이 끝내기 안타를 얻어맞아 12-13으로 패했다. 7차전에선 선발 다르빗슈 유가 1⅔이닝 5실점으로 조기에 무너지면서 사실상 손을 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선발이 불펜으로 투입된 7차전을 제외한 1∼6차전에서 다저스 불펜진의 평균자책점은 4.50이었다.

특히 3차전과 7차전 패전투수가 된 다르빗슈는 우승 청부사에서 원흉으로 전락했다. LA 타임스는 “다르빗슈의 상상할 수 없는, 용서할 수 없는 투구가 WS에서 다저스에 이길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커쇼는 올해도 어김없이 잔인한 가을을 보냈다. 정규시즌에는 지구상 최고의 투수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통산 7승 7패 평균자책점 4.50으로 평범한 투수다. 1차전에서 7이닝 1실점, 7차전에선 불펜으로 4이닝을 무실점했지만, 5차전에서는 4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4⅔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다.

류현진에게 기회가 돌아가지 않은 것도 아쉬움이 남는다. 정규시즌 5승 9패에 평균자책점 3.77로 성공적인 재활 시즌을 보낸 류현진은 역대 포스트시즌 3경기 1승 평균자책점 2.81로 강해 포스트시즌 엔트리 승선을 기대했다. 그러나 높은 경쟁률을 뚫지 못할 만큼 확실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한 류현진도 할 말 없는 가을이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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