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시간 공방 끝 야권 측 3명 퇴장
김장겸 사장 해임안 8일 상정
새 이사장엔 친여권 이완기 이사
MBC 대주주이자 관리감독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고영주 이사장의 불신임 안건 및 이사 해임 안건이 결의됐다. 새 이사장에는 친 여권 이완기 이사가 선임됐다.
2일 오후 서울 여의도동 율촌빌딩 방문진 본회의실에서 열린 방문진 정기이사회는 친 여권이사 주도로 고 이사장의 불신임 안건 및 이사 해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고 이사장이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이사직을 해임할 경우 해임 무효 소송을 내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이사 해임 과정에는 진통이 예상된다.
이날 이사회는 불참한 고 이사장 대신 이완기 이사 주재로 열렸다. 친 여권 이사 5명, 친 야권 이사 3명이 첨예한 의견 대립을 보이는 가운데 친 야권 이사의 중도 퇴장과 표결 반대 등으로 4시간 넘게 회의가 이어졌다. 친 야권 이인철, 권혁철 이사는 안건 상정과 상정 절차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고 회의 도중 퇴장했다. 회의 초반 이인철 이사는 “원래 안건에는 고 이사장 불신임 안건만 있었는데, 갑자기 절차를 무시하고 이사 해임 안건을 상정했다”며 “앞서 진행한 이사회에서 결정한 사항을 무시해 회의에 참가할 수 없다”고 항의했다.
친 여권 유기철 이사는 고 이사장에 대한 해임 사유로 부당노동행위 모의〮교사 및 방송법 위반, 편파적·독단적 이사회 운영, 개인 비리 의혹 등을 들었다. 유 이사는 “고 이사장은 부당노동행위를 모의 교사하고 방송에 수시로 개입해 방송법을 위반했다”며 “고 이사장의 이사 해임 사유를 첨부한 공문을 방통위에 발송해줄 것을 강력하게 제안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친 야권 김광동 이사는 “해임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하려면 고 이사장에게 소명의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이사의 주장에 동의한 친 야권 이사들이 고 이사장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고 이사장은 “다음 이사회에서 소명하겠다”고 거부했다. 친 여권 이사들은 “소명의 기회를 주겠다는데 고 이사장이 거부하니 그것도 의사표현의 수단으로 볼 수 있다”며 표결을 감행해 불신임 안건과 이사 해임 안건이 가결됐다. 이날 이사회는 수 차례 미뤄졌던 2016년 ‘MBC 경영평가보고서’ 채택도 결의됐다. 친 여권 이사들이 제출한 김장겸 MBC 사장 해임안은 이르면 8일 임시 이사회에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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