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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아시아 순방 앞두고 터진 러시아 스캔들에 노심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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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아시아 순방 앞두고 터진 러시아 스캔들에 노심초사

입력
2017.11.0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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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일 백악관에서 내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E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일 백악관에서 내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E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간의 아시아 순방을 앞두고 러시아 스캔들 의혹에 휩싸이면서 백악관 참모들이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미 언론들이 전했다. 러시아 스캔들로 들끓는 여론의 초점을 외교안보 이슈로 돌릴 수 있다는 기대와 동시에 로버트 뮬러 특검팀의 수사로 트럼프 대통령의 위상이 크게 흔들려 아시아 순방에까지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부터 14일까지 이어지는 아시아 5개국 순방을 앞두고 최근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을 잇따라 만나며 각종 브리핑을 받고 있다. 십여차례가 넘는 점검회의는 주로 세분화한 짧은 브리핑 형식으로 진행된 가운데 북핵 및 대중(對中) 통상 문제 등에 대한 메시지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그러나 최근 로버트 뮬러 특검팀의 수사 확대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이 분산되면서 일부 브리핑은 연기되거나 회의 시간은 짧아졌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대선 캠프 책임자를 기소한 특검팀의 수사로 인해 외국 지도자들 앞에서 자신의 정치적 위상이 손상되는 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CNN은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한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다른 나라 지도자들은 미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우려와 반해 다른 정부 관계자는 “이번 순방이 우리가 할 수 없었던 일을 해낼 수 있다”며 “(국내 문제에서 벗어나) 대통령이 외교 문제에 집중하도록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폴리티코도 백악관 내에서 이번 순방을 계기로 여론의 시선을 외부로 돌리는 탈출구가 되길 바라는 기류도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백악관은 의상에서부터 상대방으로부터 명함을 받는 자세에 이르기까지, 순방팀이 지켜야 할 세세한 에티켓에 대해 꼼꼼히 점검하고 있다고 한다. 흰색은 아시아 나라들에서 '슬픔'을 상징하는 만큼, 전체 복장을 흰색으로 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거나, 명함은 상대와 시선을 맞추며 두 손으로 받되 뒷 호주머니에 성의 없이 넣지 말라는 식의 '깨알 같은' 내용까지 체크 목록에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동맹국별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이슈에 대한 청사진을 어떤 식으로 내놓느냐도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부담되는 대목이다. 특히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지를 놓고는 참모 그룹 내에서도 강온이 엇갈리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대표적 대중 강경파로 꼽히는 피터 나바로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이 이번 순방에 동행하지 않기로 한 것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메시지가 온건한 쪽으로 흐를 것이라는 시그널이라는 얘기도 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순방 기간 자칫 한일간에 형성된 첨예한 위안부 대치 전선의 한가운데에 놓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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