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뭐든, 물리 1ㆍ2
이공주복 지음ㆍ임승연 그림
동아시아 발행ㆍ각권 332쪽ㆍ각권 1만5,000원
‘스케일’은 인간 이해력의 경계다. ‘휴먼 스케일’에 갇힌 인간이 우주나 양자 같은 극단적 스케일을 머리로 이해해도 가슴으로는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 유명한 ‘코스모스’에서 칼 세이건이 스케일 얘기부터 꺼내는 까닭도 거기 있다. 이공주복 교수는 ‘킹콩’으로 이 문제를 설명한다. 도시를 헤집고 다니며 빌딩 사이를 뛰어다니는 괴력의 소유자가 킹콩이다. 그러나 그건 불가능하다. 고릴라가 킹콩이 되기 위해 키가 10배 커진다고 가정할 때, 체중은 1,000배가 늘어난다. 허나 그 몸뚱이를 지탱해 줄 팔ㆍ다리의 단면적은 100배만 커진다. 킹콩은 뼈 부러질까 무서워 슬슬 기어 다닐 지 모른다. 이 간격을 메우려면 골격구조 등 대대적 변이가 뒤따라야 한다. 그 이후에 킹콩을 보면, 그땐 이미 우리가 아는 킹콩의 모습이 아닐 것이다. 전체 4권으로 기획된 ‘세상 뭐든, 물리’는 그림과 대화체 문장을 동원, 이런 방식으로 물리학을 초등학생 수준으로 설명해주겠다는 야심을 드러낸다. 물론, 성인도 그 야심 덕을 볼 수 있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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