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오의 목욕
장병욱 지음
안나푸르나 발행ㆍ162쪽ㆍ1만2,800원
처음부터 노숙인이었던 사람은 없다. 수많은 노숙인 재활프로그램이 존재하지만 이들에게 발레를 가르친다는 생각은 쉽게 하지 않는다. 난생 처음 발레를 접한 노숙인들이 마침내 ‘호두까기 인형’의 객원무용수로 무대에 오르기까지 4년이 걸렸다. 무용수 제임스 전이 만든 ‘홈리스 발레교육’ 프로그램이다. 예술의 사회참여에 대한 논쟁은 여전하지만, 예술의 존재 의의 중 사회와의 대화도 빼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한국일보 사회부, 문화부를 거쳐, 편집위원으로 재직 중인 기자 장병욱이 그동안 만난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펴냈다. 서울발레시어터의 부부 무용수인 김인희와 제임스 전을 비롯해 행위예술가 흑표범, 재즈 보컬리스트 장정미, 재즈 베이시스트 송미호의 이야기를 다뤘다. 몸담고 있는 예술 장르 등 공통점이 없어 보이는 이들이 공유하는 점은 스타 시스템에서 비켜선 채 동시대와 호흡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이들이 지닌 철학과 사유가 어떻게 발현돼 왔는지, 사람과 그의 삶, 그리고 예술작품을 조망한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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