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양현종(왼쪽)과 어린 딸/사진=OSEN
[한국스포츠경제 김정희] KIA 양현종(29)이 KBO(한국야구위원회)리그 사상 첫 ‘트리플 크라운’에 도전한다. 서른을 앞두고 최전성기를 맞은 양현종의 성공 뒤에는 가족의 힘이 있다.
2017년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양현종이 투수 부문 골든 글러브와 정규시즌 MVP까지 수상해 역대 최초 통합 MVP를 차지할지 야구계의 관심은 뜨겁다. 1982년 출범한 KBO리그에서 한국시리즈 MVP와 정규시즌 MVP를 동시에 차지한 선수는 아직 없다. 게다가 양현종은 투수 골든 글러브까지 노린다.
이 어려운 일을 올해 양현종이 해낼 가능성이 있다. 가족이 없었다면 힘들었을 일이다. 원동력이 된 가족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KIA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경기가 없는 월요일에 양현종에게 연락을 하면 전화도 받지 않는다. 문자 메시지로 ‘형 카톡으로 해. 애기 보고 있어’라는 답이 올 정도”라고 말했다.
어렸을 때부터 “마지막을 장식하는 꿈을 꿨다”던 그의 바람이 현실로 다가온 순간에도 가족이 함께 했다. 지난 26일 양현종의 한국시리즈 첫 등판을 응원하기 위해 그의 아내와 어린 딸, 아들, 부모님, 친누나 등 10명이 넘는 가족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힘을 얻은 양현종은 두산과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9이닝 무실점 ‘인생 투구’를 펼쳤다. 만원 관중은 양현종을 연호했다. 그는 8회초 두산 타선을 삼자 범퇴로 잡아내고 관중석을 향해 왼손 검지 손가락을 펴 누군가를 가리켰다. 바로 가족이었다. 한국시리즈 최초 1-0 완봉승을 거둔 양현종은 경기 후 8회 세리머니에 대해 “첫 번째 손짓은 가족이었다”고 밝혔다.
양현종이 지난 26일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8회 말 2사 오재원을 뜬공으로 잡고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사진=OSEN
양현종은 경기 전 아내와 가족이 어디 있는지 확인하는 습관이 있다. 경기 중에도 위기가 찾아오면 가족을 떠올린다. 그의 아내는 시즌 중 남편이 등판하는 날이면 매번 경기장을 찾는다. 구단 관계자는 “양현종의 아내가 등판 때마다 찾아온다”면서 “둘째를 가져 만삭이 된 이후로 뜸해졌지만 그 전에는 거의 매번 왔다”고 확인했다. 아내 덕분인지 양현종은 정규시즌 31경기에 나가 20승을 거뒀다.
양현종은 아는 사람은 안다는 소문난 ‘딸 바보’이기도 하다. 딸 지온(2) 양을 품에 안고 그라운드에 나간 모습이 수 차례 팬들에게 포착됐다. 우승 트로피와 시리즈 MVP 트로피를 동시에 든 양현종은 경기 직후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로 “집에 가서 가족들을 보고 싶다. 집을 떠난 지 오래 돼서 아내와 아들, 딸이 보고 싶다”고 언급했다. 이날은 KIA가 큰 경기를 앞두고 지난 21일부터 합숙에 들어가 집을 떠난 지 열흘이 지난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자유계약선수(FA) 계약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부분도 가족일 만큼 양현종의 야구인생은 가족을 빼놓고 설명하기 어렵다.
시즌을 마친 KIA 선수들은 1일부터 7일까지 휴식을 갖는다. 집으로 돌아가 가족들과 달콤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양현종은 최초 통합 MVP 가능성에 대해서 "투수라면 당연히 욕심나는 건 사실이지만 결과를 봐야 안다“며 ”야구 선수라면 한 번쯤 꿈꿀 만한 일"이라고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김정희 기자 chu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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