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대공원
안영노 지음
드림워커 발행ㆍ210쪽ㆍ1만3,000원
문화평론, 문화운동, 문화활동, 문화기획 등등. 낯설지만, 우리 주변에 스며든 이름이 됐다. 저자는 1990년대 초 학교 졸업 뒤 시민단체를 택했는데 시민단체가 그를 뽑은 이유는 ‘날라리’ 같아서였다. 그때부터 ‘문화’니 ‘예술’이니 하는 말을 내세워 질펀하게 잘 놀았다. 홍대 앞 인디 문화, 클럽 문화를 만들어내는 데 일조한 인물로 꼽혔다. 책은 그 다음 얘기다. 잘 놀다 서울대공원 원장이 됐다. 서울대공원을 재미있게 만들어달라는 제안을 받아서다. 맞아 맞아 박수쳐 주는 동지들이 아닌, 넥타이 메고 서류철 끼고 법조문과 행정절차를 따지는 이들과 함께 전 시민을 상대로 일하게 된, 그 기간에 대한 기록이다. 아마 자유분방한 저자 본인으로서는 여기서 초래되는 리더십 문제가 관심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포인트는 그가 했던 작업이 오히려 ‘문화를 빼는’ 작업이었다는 점이다. 공공기관장의 성과란 무엇인가, 한번 생각해볼 문제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