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농약, 화학물질 등에 대한 동물실험을 줄이거나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시험법개발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까지도 개들을 활용한 농약실험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제동물보호단체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HSI)은 1일 한국 정부도 국제적으로 논란이 많은 비글을 이용한 농약 시험을 필수 조항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10여 년간 미국, 유럽연합(EU), 인도, 호주, 브라질, 캐나다는 비글을 이용한 실험이 과학적 가치가 없다는 전문가들의 권고를 받아들여 시험 요구 사항에서 제외한 바 있다.
농약 안전성 평가를 위한 실험에 동원되는 개들은 1년간 매일 농약이 들어간 음식을 강제로 먹는다. 그리고 농약이 내부 장기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실험 종료 시 해부된다.
HSI가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확보한 농촌진흥청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국내에서 진행된 '개 1년 농약독성시험'은 1건이었다. 하지만 한국에 수출하기 위해 외국에서 수행한 실험은 2016년 9건, 2015년 6건, 2014년 6건, 2013년 5건, 2012년 7건으로 꾸준한 상황이다. 국제 시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단 한 번의 시험에 희생되는 개는 최소 34마리다.
최근 일본 식품안전 위원회도 농약 안전성 평가를 위해 개에게 농약을 먹이는 실험이 불필요하다는 전문가 보고서를 발표했다. 일본 정부가 보고서의 권고를 받아들여 시험 규정을 바꾼다면 한국은 농약 시험에 있어 불필요하고 잔인한 실험을 요구하는 유일한 주요 국가로 남는다는 게 HSI 측의 설명이다.
그동안 HSI는 이와 관련해 국내 농업기업들과 현황을 논의해 왔고, 지난 4월 한국농약과학회에서 동물대체시험에 대한 국제적 현황을 발표한 바 있다.
트로이 싸이들 HSI 독성연구국 이사는 “개를 이용해 1년간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는 농약독성시험이 소비자 안전에 필수적이지 않고, 비윤리적임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었다”며 “이제라도 한국 정부가 이를 받아들일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박완주 의원도 “동물실험을 줄이고 동물대체시험 개발을 늘리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발맞추어 국내 정부도 오래된 규정은 검토하여 선진적인 정책 채택으로 국내외 농약 제조사들이 혼란을 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동그람이 김보아 에디터 boakim363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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