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장에 난입(?)한 한 유기견이 신부의 베일을 더럽혔지만, 오히려 개를 평생을 함께할 반려견으로 맞아들인 신혼부부가 있습니다.
동물전문매체 도도에 따르면 지난 9월,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야외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던 마릴리아와 마테우스 씨는 악천후로 인해 결혼식을 천막 아래에서 해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하객들이 자리를 잡고 결혼식 합창단이 신부의 입장을 알리는 노래를 부르는 순간, 갑자기 진흙투성이 유기견 한 마리가 식장으로 들어왔습니다. 신랑 들러리 3명이 나서서 개를 밖으로 옮겼고, 결혼식은 예정대로 진행됐습니다.
하지만, 빗속에서 떨고 있던 이 개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밖과 달리 결혼식장은 따뜻하고 맛있는 냄새로 가득했으니까요. 신랑 신부가 결혼 서약을 낭독하던 때, 이 개는 다시 결혼식장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리고는 신부의 새하얗고 아름다운 레이스 베일 위에서 몸을 둥글게 말고 낮잠을 자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누구도 개를 내쫓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개가 빗속을 떠도는 모습을 차마 볼 수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신부 마릴리아는 동물을 매우 사랑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마릴리아는 개가 그녀의 드레스에 누워 쉬는 것을 개의치 않았습니다. 베일은 이미 더러워졌고 결혼식 진행도 원활치 못했지만, 마릴리아는 오히려 상황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7년 동안 전문 사진작가로 활동해온 필리페 팔루데토 씨는 이 놀라운 순간을 포착했습니다.
모두들 이 개가 결혼식장에서 머무르는 것을 허락했지만 비가 그친 뒤 밤이 되자 개는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마릴리아와 마테우스 부부는 개가 사라져 버린 것을 안 뒤 매우 실망했습니다.
그러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부부가 개를 입양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일주일이 지나도록 그 개는 부부의 마음속을 떠나지 못했던 것이죠. 오랜 시간을 쏟아 개의 행방을 알아내 다시 만난 부부는 이 개에게 스누프(Snoop)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부부는 스누프를 집으로 데려와 목욕을 시켜주었습니다. 스누프 역시 새로운 가족이 만족스러운지 많이 뛰어 놀았고 물도 잘 마셨다고 합니다. 그렇게 행복하게 첫날밤을 보내고, 그들은 한 가족이 되었습니다. 마릴리아는 “우리는 매우 행복하다”고 전했습니다. 이 따뜻한 신혼부부와 새로운 앞날을 함께 할 스눕의 행복이 앞으로도 계속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한희숙 번역가 pullkko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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