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최형우, 김민식, 김세현(왼쪽부터)/사진=한국스포츠경제 DB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KIA가 '왕조'의 부활을 알렸다. KIA는 2017 한국시리즈에서 '디펜딩 챔피언' 두산을 누르고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09년 이후 8년 만의 통합 우승이자 통산 11번째 정상이다. 시즌 초반부터 줄곧 선두를 달려오며 챔피언 위치까지 올라선 KIA의 우승 원동력을 3회로 나누어 연재한다.
저절로 생기는 '결실'은 없다. KIA도 다시 정상에 서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했다. 과감하고 발 빠른 투자도 빠지지 않았다. 통 큰 베팅으로 대어를 붙잡아 전력 상승을 꾀하면서 트레이드를 통해 팀의 적재적소에 필요한 자원을 배치했다. KIA가 보여준 투자의 정석이다.
◇162억5,000만원, 투자는 옳았다
2017시즌을 앞둔 겨울 KIA는 스토브리그를 뜨겁게 달궜다.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의 분위기는 KIA가 최형우(34)와 계약기간 4년, 총 100억원의 대형 계약을 맺으면서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집 토끼도 다 잡았다. 외야수 나지완(32)을 4년 40억원에 잔류시켰고, 에이스 양현종(29)을 1년 22억5,000만원에 붙잡았다. FA에만 총 162억5,000만원을 들여 대권에 도전할 수 있는 전력을 구축했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최형우는 올해 142경기에 나와 타율 0.342, 26홈런 120타점 98득점을 올렸다. 타율 6위·최다 안타 공동 7위(176개)·타점 2위 등 4번 타자로 제 역할을 해냈다. 최형우가 타선의 중심에 자리를 잡으면서 시너지 효과도 생겼다. 나지완은 타율 0.301, 27홈런 94타점을 올리면서 커리어 최다 홈런을 쏘아 올렸다.
에이스 양현종은 정규시즌 20승(6패)을 거두며 1995년 이상훈(당시 LG) 이후 22년 만에 선발 20승을 거둔 토종 투수가 됐다. 에이스의 위엄은 한국시리즈 무대에서도 이어졌다. 양현종은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9이닝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따냈고, 5차전에서는 7-6으로 앞선 9회 마무리 투수로 등판해 1이닝 무실점 세이브를 따내며 팀에 우승을 안겼다. 시즌 초부터 한국시리즈까지 FA투자 효과가 극대화돼 나타난 셈이다.
◇운명을 바꾼 두 번의 트레이드
시즌 중에도 KIA는 틈틈이 팀의 보완점을 개선해나갔다. 두 번의 트레이드는 KIA의 승리로 남게 됐다.
개막 직후였던 4월 초 KIA는 SK와 4대4 트레이드를 실시했다. 포수 이홍구(27)와 외야수 노수광(27) 등을 내주면서 포수 김민식(28)과 외야수 이명기(30) 등을 받았다. 신의 한 수가 됐다. 김민식은 KIA에서 주전 포수로 자리 잡으면서 마운드의 안정을 이끌었다. 이명기는 115경기서 타율 0.332, 9홈런 63타점을 거두며 만점 리드오프 역할을 소화했다.
트레이드 마감일이었던 7월 31일 극적으로 이뤄진 김세현(30)의 영입은 팀의 불안 요소를 잠재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 KIA는 유망주 이승호(18)와 손동욱(28)을 내주고 마무리 투수 김세현과 외야수 유재신(30)을 받아왔다. 올해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이 4.31(2위)였지만 구원진은 평균자책점 5.71(8위)로 불안했던 뒷문은 김세현의 가세로 한결 나아졌다. 김세현은 이적 후 8세이브를 따내며 뒤를 받쳤다.
김민식과 이명기, 김세현은 한국시리즈에서도 빛나며 KIA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했다. 김민식은 한국시리즈 5경기에 모두 나와 투수들과 호흡을 맞췄다. 한국시리즈 5차전 9회말에는 양현종이 선두 타자 김재환(29)에게 볼넷을 내주자 마운드에 올라 "대투수가 왜 졸고 있냐"고 농을 던져 분위기를 푸는 등 노련한 모습까지 보여줬다. 이명기는 한국시리즈 5경기서 타율 0.364(22타수 8안타)를 때려내면서 공격첨병의 역할을 다했다. 김세현은 4경기에 나와 4⅓이닝을 던지며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아 우승에 힘을 보탰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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