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최형우/사진=KIA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저는 행운아예요."
KIA 최형우(34)가 활짝 웃었다. 팀의 우승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한 리그 최고의 4번 타자의 기쁨이 전해졌다.
KIA는 올 시즌 정규시즌에 이어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하면서 KBO리그 최강자로 우뚝 섰다. 팀의 우승으로 최형우는 생애 다섯 번째 우승 반지를 끼게 됐다. 하지만 그 느낌만은 '처음'의 설렘 그대로다. KIA 유니폼을 입고 거둔 첫 우승이기 때문이다.
2017년은 최형우의 새로운 출발점이었다. 지난해까지 뛰었던 삼성을 떠나 올 시즌부터 KIA 유니폼을 입었다. 사람들의 시선도 달라졌다. 그는 지난해 말 KIA와 계약기간 4년, 총 100억원에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맺었다. 사상 첫 FA 100억원 시대를 연 최형우를 향한 기대치도 높아졌다.
'거품 논란'도 일었던 의심의 눈길에 최형우는 성적으로 보여줬다. 그는 올해 정규시즌에서 142경기에 나와 타율 0.342, 26홈런 120타점 98득점을 올렸다. 최형우가 팀의 4번 타자로 해결사 역할을 해주면서 KIA의 중심타선도 한층 더 강력해졌다. 최형우의 뒤를 받치는 5번 타자로 주로 나섰던 나지완(32)은 "형우 형이 오면서 타선에 폭발력이 더 생긴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권에 도전할 수 있는 전력을 구축하기 위해 최형우를 영입했던 KIA의 선택은 2009년 이후 8년 만의 '통합우승'으로 돌아왔다. 한국시리즈에서는 5경기 타율 0.235, 1타점 2득점으로 잠잠했지만 삼성에서 경험한 4년(2011~2014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토대로 선수들을 이끌었다.
단 한 번도 내색하진 않았지만, 시즌 내내 남몰래 'FA 100억원'의 부담감과 싸웠다. 최형우는 "액수도 그렇고 부담이 된 게 사실이다. 하지만 표현할 수가 없었다. 부담을 드러내면 더 의식이 될 것 같아서 속으로만 삭혀왔다. 좋은 결과가 나와 다행이다"며 마음고생을 털어냈다. 팀의 우승은 최형우의 가치를 드러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다.
이적 첫 해부터 팀을 가장 높은 곳에 올려 놓으며 '우승 청부사'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게 됐다. 최형우는 "우승하러 왔는데 정말 오자마자 우승을 했다. 나는 행운아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인생이 마음 먹은 대로만 되는 게 아니지 않나. 하지만 생각하고 움직인 게 그대로 결실을 맺어서 너무 기분이 좋다"고 어깨를 폈다.
팀의 우승으로 부담감도 떨쳐냈다. 내년의 최형우는 벌써부터 더 큰 기대를 모은다. 최형우는 "내년에도 준비과정은 똑같겠지만 올해와는 확실히 다른 마음가짐으로 뛸 수 있을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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