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ㆍ유승민, 통합전대 회의적
통합파 의원들 전대 연기론 제시
5일에 의원총회 다시 열기로
홍준표, 내일 박근혜 제명 시사
친박계는 “무효 주장할 것” 반발
서청원ㆍ최경환 처리는 미지수
바른정당이 1일 의원총회를 열고 자강이냐, 통합이냐 막판 논쟁을 벌였으나 심리적 분당 상태라는 현 주소만 재확인했다. 탈당파가 결행 시점으로 생각하는 6일을 하루 앞둔 5일 다시 한번 의원총회를 열어 논의하자는 어정쩡한 결론으로 마무리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바른정당 탈당파를 받기 전 선수 별로 의원들과 식사를 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 당적 정리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에 들어갔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바른정당 의총에선 남경필 경기지사가 제안한 한국당과 ‘통합 전당대회’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13일로 예정된 바른정당의 당원대표자회의(전당대회)를 연기하고 한국당과 통합 전대로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당 대 당 통합 협상에 들어가자는 구상이다. 남 지사는 최근 당 소속 의원을 두루 만나며 이 같은 자신의 생각을 설파해왔다.
그러나 각각 통합파와 자강파의 구심점인 김무성ㆍ유승민 두 의원이 모두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어 실현될지는 불투명하다. 김 의원은 의총에서 “통합 전대를 하려면 우리 당 의원 20명 중 한 명이라도 반대를 하면 안 되는데 가능하겠느냐”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 의원은 이어 “그간 사실상 ‘박근혜당’이었던 한국당이 박 전 대통령의 당적을 정리하는 것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며 탈당 합류를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의원도 “이 사안은 우리가 합당이냐, 독자노선으로 갈 것이냐의 문제”라며 제3의 안인 통합 전대에 반대했다. 전대 연기론도 “늦출 수 없다”고 일축했다.
의총 막바지 통합파 의원들은 “우리가 6일에 탈당 할지 말지는 전대 연기 여부에 달렸다”며 사실상 ‘최후 통첩’을 했다. 이에 초대 대표를 지낸 정병국 의원이 “당의 명운을 섣불리 정할 수는 없다”며 중재안을 제시해 5일 오후 다시 의총을 열기로 했다. 여기서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통합파 의원들은 6일 탈당을 선언하고 한국당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의총 뒤 이어진 만찬에서는 김무성 의원을 중심으로 한 통합파 의원들이 대부분 참석하고 유승민ㆍ지상욱ㆍ유의동 의원 등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종구ㆍ황영철 등 통합파 의원들은 만찬에서도 “지금은 한국당에 들어가 힘을 모아줘야 할 때”, “혁신은 우리가 들어가서 이끌면 된다”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만찬 뒤 ‘5일이 마지노선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탈당 대열에 동참할 의원들은 김무성 의원을 비롯해 강길부 김영우 김용태 이종구 황영철 정양석 홍철호 의원 등 8명이 꼽힌다.
홍준표 대표는 박 전 대통령 제명 선언을 앞두고 이날 최고위원단과는 오찬을, 초선 의원들과는 만찬을 하며 ‘식사 정치’에 나섰다. 2일에는 재선 의원들과 오찬, 3선 의원들과는 만찬 회동을 한다. 당헌ㆍ당규 상 박 전 대통령의 자진 탈당 시한은 이날까지로, 2일 새벽 0시부터는 제명 처분이 가능하다.
홍 대표는 이날 초선 의원 만찬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내 문제에 묶여 있을 시간이 없다”며 “모든 것은 순리대로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고위 연기도 없다”고 말해 3일 박 전 대통령을 제명 처리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친박계는 반발을 예고했다. 한 최고위원은 “홍 대표가 선언만으로 끝내려고 해도 우리는 무효 주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가 친박계 서청원ㆍ최경환 의원의 제명까지 밀어붙일지는 미지수다. 홍 대표는 최근 “윤리위 의결로 내 소임은 끝났다”며 “두 의원 제명 여부는 의총을 열어 의원 3분의 2의 동의를 얻어야 하니 (소집권을 가진) 원내대표가 알아서 할 일”이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에서는 다음달 중순 임기를 마치는 정우택 원내대표가 굳이 의총을 소집해 분란의 중심에 서려 하지는 않으리란 관측이 나온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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