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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주테러에 짓밟힌 동창들의 우정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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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주테러에 짓밟힌 동창들의 우정여행

입력
2017.11.02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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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발생한 트럭 테러로 사망한 아르헨티나 출신 피해자들은 같은 대학 출신으로 함께 미국을 여행하던 이들이었다. 이들이 28일 아르헨티나를 떠나기 전 남긴 기념사진을 아르헨티나 일간지 라나시온이 트위터에 공개했다. 사진 속 일행 8명 중 5명이 이번 사고로 사망했다. 트위터 @LANACION
지난달 31일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발생한 트럭 테러로 사망한 아르헨티나 출신 피해자들은 같은 대학 출신으로 함께 미국을 여행하던 이들이었다. 이들이 28일 아르헨티나를 떠나기 전 남긴 기념사진을 아르헨티나 일간지 라나시온이 트위터에 공개했다. 사진 속 일행 8명 중 5명이 이번 사고로 사망했다. 트위터 @LANACION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웨스트가(街) 자전거도로를 폭주한 트럭에 사망한 8명 중 신원이 확인된 6명은 모두 관광객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중 5명은 아르헨티나의 같은 대학 출신으로 함께 우정여행을 온 일행이었다.

1일 벨기에 당국은 벨기에 국적의 안로르 드카트(31)를 사망자로 확인했다. 드카트는 베스트플란데런주 스타덴시 거주자다. 결혼해 어린 자녀 2명을 두고 있었는데 현재 자녀들의 나이는 각각 3세와 3개월에 불과하다. 드카트는 모친과 2명의 자매와 함께 뉴욕을 여행하던 중 변을 당했다.

다른 5명은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함께 여행을 온 친구들이었다. 디에고 엔리케 앙겔리니, 아리엘 에어리즈, 에르난 페루치, 에르난 디에고 멘도자, 알레한드로 다미안 파뉴코는 같은 대학 동창으로, 9명이 함께 뉴욕에서 우정여행을 보내던 중 사고를 당했다.

아르헨티나 일간지 라나시온ㆍ클라린 등이 전한 사연은 이렇다. 이들은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북쪽으로 300㎞ 떨어진 로사리오시에 위치한 산마르틴대학을 1987년 함께 졸업했다. 지난해 동창회에서 오랜만에 다시 만난 이들은 올해 졸업 3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로 미국 여행을 함께 하기로 결의했다.

이들은 아르헨티나에서 출발하는 8명이 보스턴에 거주하는 마르틴 마로(48)를 방문하고, 마로까지 포함해 9명이 뉴욕을 함께 여행하는 계획을 짰다. 특히 로사리오에서 강철 생산 기업을 운영하는 에어리즈(48)는 여행 경비를 대지 못하는 친구 2명을 위해 비용을 추가로 댔다. 28일 미국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기 앞서 이들은 ‘자유(Libre)’라 쓰인 옷을 맞춰 입고 기념 사진을 촬영했다. 하루를 보스턴에서 보낸 이들은 다음날 마로까지 9명이 함께 뉴욕으로 갔다.

뉴욕을 여행하던 31일 이들은 로어맨해튼 지역을 구경하기 위해 자전거를 빌렸다. 오후 3시쯤 이들은 웨스트 가(街)의 강변에 가까운 자전거 도로를 함께 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우즈베키스탄 출신 사이풀로 사이포브가 운전한 픽업트럭이 이들을 덮쳤다. 차도에 가까이 서서 달리던 5명은 사망했고, 바깥쪽으로 달리던 4명은 풀밭으로 쓰러져 겨우 목숨을 건졌다.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1일 “뉴욕 맨해튼 테러는 모든 아르헨티나인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고 애도하며 “테러리즘과의 전쟁에서 중간 영역(타협)은 없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외교부는 “이 끔찍하고도 깊은 고통의 순간에 아르헨티나 국민 모두는 유가족과 함께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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