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산하 연구센터 발표
바르셀로나, 맨시티, 리옹 등
평균 180㎝ 이하 구단에 포함
‘축구의 신’이라 불리는 리오넬 메시(30ㆍFC바르셀로나)의 어릴 적 별명은 ‘벼룩’이었다. 열 살 때 키가 127cm에 불과할 정도로 체구가 작았기 때문이다. 열두 살 때는 성장 호르몬 분비 장애 판정을 받아 아르헨티나 명문 리베르 플라테는 한 달에 900달러(약 100만 원)가 드는 치료비에 난색을 표하며 메시의 영입을 포기했다. 하지만 스페인 축구 클럽 바르셀로나는 달랐다. 메시의 잠재력을 눈여겨보고 호르몬 장애 치료에 드는 비용 등을 모두 부담한다는 조건으로 메시를 데려왔다. 체계적인 관리를 받은 덕분에 그의 키는 1m70cm까지 자랐다. 여전히 축구 선수치고 작은 체격이지만 빠른 스피드와 넓은 시야, 영리한 플레이로 세계 축구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메시 이전에 ‘축구 신동’으로 통한 아르헨티나 전설 디에고 마라도나(57)도 키가 1m67cm에 불과하다. 하지만 누구보다 두꺼운 가슴팍을 지녔던 마라도나는 놀라운 균형 감각과 볼 터치, 현란한 드리블로 세계 축구를 호령했다. 둘 다 ‘축구는 키로 하는 게 아니다’라는 걸 증명했다.
실제로 축구 선수의 키와 경기력은 큰 연관이 없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국제축구연맹(FIFA) 산하 국제스포츠연구센터(CIES)가 1일(한국시간)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축구팀 선수들의 평균 신장과 팀의 성적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없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경우 이번 시즌 선수들의 평균 키가 가장 큰 구단은 웨스트브롬위치(185.8cm)와 허더즈필드(184.2cm)이고, 가장 작은 구단은 맨체스터 시티(178.97cmㆍ맨시티)와 에버턴(180.cm)이다. 현재 맨시티는 리그 1위, 에버턴은 18위이고, 웨스트브롬과 허더즈필드는 각각 15위, 13위에 자리해있다.
조사대상 구단 572개 가운데 11.7%인 67개 구단만 선수들의 평균 신장이 180㎝에 못 미쳤는데 이 중에는 맨시티 외에도 스페인의 바르셀로나(179.6㎝)와 레알 마드리드(179.9㎝), 프랑스의 리옹(179.8㎝) 등 주요 구단들이 포함됐다.
CIES는 “평균 신장과 팀 성적 간에 상관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일부 지도자들은 키 큰 선수들을 선호하고 다른 지도자들은 작은 선수들에게 우선 순위를 두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한 마디로 감독 성향에 달렸다는 말이다.
CIES는 그러나 "키가 매우 작은 선수들은 프로 선수로 자리를 잡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는 덧붙였다. 조사 대상인 유럽 36개 리그 구단 선수들의 평균 신장은 182.cm였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