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보도…미군 관계자 "예정된 것 아니지만 '기회 활용'"

태평양 해역으로 집결 중인 미군의 3개 핵 추진 항공모함 전단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기간 한반도 주변에서 작전하는 방안이 비중있게 검토되고 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1일(현지시간) 미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같이 전하며, 미 항모 3척이 합동작전을 펼치는 것은 2007년 이후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이 작전은 북한 핵 개발에 따른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강력한 대북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미 국방부와 해군은 지난달 말 미 3개 항모전단이 잇따라 해군 7함대 구역인 서태평양에 진입한 사실을 확인했지만, 구체적인 이유와 작전 지역 및 일정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WSJ에 따르면 이 훈련에는 로널드 레이건함, 니미츠함, 시어도어 루즈벨트함이 참여한다.
이 중 서태평양을 관할하는 미 해군 7함대 소속 레이건함은 지난달 21일 부산항에 들어온 바 있다. 지난 6월 1일 페르시아만에 배치된 3함대 소속 니미츠함은 현재 스리랑카를 방문 중이며, 태평양을 거쳐 미 서부해안으로 귀항할 예정이다. 시어도어 루즈벨트함은 니미츠함과 임무 교대를 위해 10월 6일 샌디에이고항을 떠나 현재 괌 부근을 지나고 있다. 중동으로 가는 도중 한반도 부근을 지날 예정이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이들 항모의 집결이 애초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에 맞춰 예정된 것은 아니지만, 그 기회를 활용하는 차원에서 고려되고 있다고 밝혔다. 최종 결정은 막판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른 국방부 관계자들도 미 항모 11개 중 3개가 동시에 모이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며,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시기에 미국의 군사력을 과시할 드문 기회로 보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고 WSJ는 전했다. 그러나 이 훈련이 북미 간 군사적 충돌이 임박했다는 징후는 아니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국방부의 다른 관계자는 “단순한 우연의 일치는 아니다”라면서도 “(북한에 대한 군사) 공격이 임박했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3일 첫 아시아 순방에 나서는 트럼프 대통령은 7∼8일에 방한한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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