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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벌써 두번째 연설… 높은 지지율 앞세워 여소야대 돌파 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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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벌써 두번째 연설… 높은 지지율 앞세워 여소야대 돌파 의도

입력
2017.11.01 17:4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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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2018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2018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33일만에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와 관련해 국회 시정연설을 한 데 이어 넉 달여 만에 다시 시정연설에 나섰다. 1987년 개헌 이후 최단기간 최다 시정연설을 한 대통령 기록이다. 문 대통령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하는 만큼 시정연설을 통해 여소야대 다당제 국회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정부ㆍ여당의 계산이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176일 째인 1일 두 번 째 국회 시정연설을 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 이후, 취임 첫해에는 대통령이 직접 국회를 찾아 시정연설을 한다는 관례를 이어가게 됐다. 시정연설은 국회법 84조에 따라 새해 예산안 편성 등에 관한 내용을 정부가 본회의에 출석해 직접 설명하도록 한 절차다. 취임 첫해를 제외한 이듬해부터는 국무총리가 대독하는 게 관례로 굳어져왔다.

다만 박근혜 전 대통령은 전례를 깨고 매년 시정연설을 했다. 정기국회 때마다 국회를 찾으면서 불통 논란을 잦아들게 하는 효과를 봤다. 막힌 정국의 물꼬를 트는 방편으로 활용한 측면도 크다. 특히 비선실세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수면 위로 서서히 떠오르던 지난해 10월 국회 시정연설에서는 개헌 추진을 전격 선언했다. 정국이 개헌 블랙홀로 빨려들 것이란 전망이 당장 쏟아졌지만, 같은 날 최 씨의 태블릿PC가 공개되면서 오히려 역풍을 초래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8년 7월 19대 국회 개원식에 참석해 연설한 데 이어 10월 시정연설을 하는 등 취임 첫해에만 두 차례 국회를 찾아 연설했다. 이 전 대통령은 금강산 관광객 피살 직후 진행한 개원 연설에서 남북당국 간 전면적 대화를 제의하면서 논란을 자초했다. ‘광우병 촛불시위’로 홍역을 치르던 이 전 대통령은 이후 시정연설에서 ‘녹생성장’을 전면화 하면서 국정동력 회복을 시도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03년 10월 시정연설에서 ‘재신임 국민투표’를 제안하며 정치적 승부수를 띄우기도 했다. 최도술 당시 청와대 총무비서관 등 측근 비리 의혹이 터지면서 정치적 수세에 몰렸던 때다. 노 전 대통령은 2005년 2월 이례적으로 국회 국정연설을 하기도 했다. 취임 2주년을 맞아 남은 임기 3년 동안의 국정운영 비전을 설명하는 자리였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1988년 10월 헌정 사상 첫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5공화국 비리청산과 민주화 추진 등을 선언했다. 반면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은 국회를 직접 찾지 않고 총리를 통해 시정연설을 대독하도록 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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