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성인되자 직접 고소장 제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선고
8살짜리 사촌 여동생을 강제 추행한 30대가 12년 만에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제주지법 형사2부(부장 제갈창)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친족 관계에 의한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34)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하고, 각각 8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와 사회봉사를 명령했다고 1일 밝혔다.
A씨는 2005년 7월과 8월 제주시 내 사촌 여동생 집과 서귀포시 자신의 집에서 당시 8살이던 사촌 동생 B양을 세 차례에 걸쳐 신체 일부를 만지는 등 강제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범행 당시 B양은 피해 사실을 가족 등 주위에 알렸지만 수사는 이뤄지지 않은 채 유야무야됐다. 하지만 B양은 12년 후 성인이 되자 직접 고소장을 제출해 A씨를 법정에 세웠다.
A씨는 “피해자와 레슬링 놀이를 하며 일부 신체 접촉한 사실은 있으나 추행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해자가 범행 당시 상황이나 대화 내용과 독특한 행위까지 구체적으로 기억해 진술했다”며 “피해자가 스스로 고소하기까지 10년 이상의 기간이 지났다 하더라도 신고 경위에 참작할 면이 있다”고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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