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객 폭행 돈 뺏고 차 훔친 동네 선후배
법원 “소년 보호처분에 해당 사유 인정”
취객을 폭행해 돈을 빼앗고 차량을 훔친 혐의 등으로 기소된 10대들이 소년부로 송치됐다. 이들 중에는 적용된 죄명이 9건에 이르는 사례도 있었다.
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 허준서)는 강도상해 및 특수절도, 사기,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 등 혐의로 A(18)군 등 10대 5명을 인천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했다고 1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특수절도 및 장물취득 등 혐의로 기소된 B(19)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C(20)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B씨와 C씨에게는 각각 160시간과 80시간의 사회봉사와 보호관찰도 명령했다.
동네 선후배 관계인 A군 등은 지난 6월 10일 오전 2시 18분쯤 인천 계양구의 한 편의점 앞에서 술에 취해 걸어가던 D(40)씨의 발을 걸어 넘어뜨려 얼굴을 때리고 현금 195만원이 든 지갑을 빼앗은 혐의로 기소됐다. D씨는 당시 전치 8주의 손목 골절 등을 입었다.
이들은 6월 14일 오전 1시 40분쯤 계양구의 한 상가 주차장에서 K3 렌터카를 훔친 혐의도 받았다. 이들은 훔친 차량을 이용해 다음날 오전 2시 55분쯤 경기 수원시로 이동, 범행 대상을 물색하다 술에 취한 E(31)씨에게 접근해 폭행하고 현금과 카드를 빼앗았다.
A군 등은 6월 15일 오전 4시쯤 서울 마포구 모 대학 인근에서 쓰러져 있는 취객을 발견하고 취객의 집까지 뒤따라가 휴대폰과 현금, 카드, 모자 등을 훔친 혐의도 받았다.
재판부는 “A군은 15차례에 가까운 소년보호사건 송치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으나 다시 범행에 이르렀고 강도상해 피해자의 피해 정도 등에 비춰 죄질이 가볍지 않다”라며 “일부 피고인은 사건의 중대성과 자신들의 잘못을 제대로 반성하고 있는지 의문이 드는 면도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그러나 피고인들이 범행의 사실관계 자체는 대체로 인정하고 아직은 19세 미만의 소년으로 교화를 통한 개선의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보기 어렵다”며 “합의에 이르거나 처벌을 원하지 않는 피해자들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일반 형사절차를 통한 형벌보다는 소년의 특성을 고려해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소년법상 ‘보호처분’에 해당하는 소년부 송치는 형사법원에서 가정법원 소년부로 사건을 이송하는 것을 뜻한다. 소년부 판사는 감호 위탁, 보호관찰, 소년원 송치, 사회봉사ㆍ수강 명령 등의 처분을 내릴 수 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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