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최악의 원자력 발전소 폭발사고가 일어난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이 사고로 30명이 사망하고, 인근 주민 12만여 명이 대피했다. 사람들이 모두 떠나고 폐허가 된 이 유령도시에는 버려진 개들만 남았다. 벌써 3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체르노빌 인근에는 수백 마리의 개들이 떠돌고 있다. 이 중 일부는 사고 당시 버려진 반려견의 후손이다.
동물보호단체 포퍼스(Four Paws)와 미국의 NGO 클린 퓨쳐스 펀드(CFF)가 혹독한 환경에 사는 이 개들을 돕기 위해 나섰다. 이들은 개들에게 먹이와 쉼터를 마련해주고, 예방 접종을 비롯한 질병 치료를 제공한다. 장기적으로는 개들의 개체 수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루카스 힉슨 CFF 대표는 "우리 팀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엄격한 보건 및 안전 절차를 따르고 있다"며 "개들의 방사능 오염 수준은 매우 낮아 인간에게 아무런 위험이 없다"고 말했다. 치료를 마친 개들은 방사선 센서와 위성항법장치(GPS) 수신기를 장착하고 다시 체르노빌 제한 구역으로 방출된다. 이들 단체는 앞으로 개들의 방사능 수치가 낮고 사람과 생활하는 데 문제가 없는 게 확인되면, 입양을 보낼 방법도 찾아볼 예정이다.
한편 이들 단체는 고펀드미를 통해 수의사를 고용하고, 백신 등을 구매하기 위한 기부금을 모으고 있다.
동그람이 김보아 에디터 boakim363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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