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통보안 속 진행, 식장 앞 국내외 팬들 북새통
시상식을 방불케 하는 전경이었다. 중국배우 장쯔이, 배우 유아인, 박보검, 최지우, 김희선, 차태현 등 하객의 면면이 화려했다. 초대 받은 200여명만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한 결혼식이었지만, 한류스타 커플의 결혼을 축하하러 해외 팬들까지 모이면서 예식장 앞은 북새통을 이뤘다.
‘송송커플’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배우 송중기(32), 송혜교(35)가 31일 오후 4시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식은 철통 보안 속에서 진행됐다. 예식장으로 향하는 입구 곳곳에는 경호원 4~5명이 배치돼 팬들의 출입을 통제했다. 여느 연예인들이 하곤 하는 식전 기자회견이나 포토타임도 없었다.
삼엄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진 결혼식이었지만 국내외 팬 300여명이 영빈관에 모여 세기의 결혼을 축하했다. 중국 팬클럽 회원들은 ‘송중기 송혜교 팬클럽 입니다’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들어 보이며 환호했다. 한국으로 여행을 왔다가 들린 해외 팬, 인터넷 생방송을 진행하는 동남아 방송 관계자 등 외국인의 면면은 다양했다. 야외 결혼식 모습을 공중에서 찍기 위해 드론을 띄운 해외 매체까지 있었다. 결혼식을 멀리서나마 내려 볼 수 있는 신라호텔 객실은 30일부터 만실이 됐다. 베트남에서 온 케이지(35)씨는 “5년 전 영화를 보고 송중기를 좋아하게 돼 여기까지 찾아왔다”며 “송중기와 송혜교가 오래도록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식이 시작되기 1시간 전 중국 배우 장쯔이가 모습을 드러내며 분위기를 띄웠다. 배우 이미연, 황정민, 박보영, 한재석, 한상진, 김민석, 박형식, 가수 김종국, 홍경민 등 여러 ‘별’들이 잇달아 등장해 자리를 빛냈다. 배우 조성하는 “두 사람이 아름답고 멋지게 사는 모습 봤으면 좋겠다”고 축하 인사를 남겼다. 배우 김지원은 “축하 드리고 진심으로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고창석은 “잘 살아라”라는 덕담을 전했다.
연예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날 결혼식에서 송혜교는 사각형 목 라인이 드러나는 롱드레스를 입었다. 장식이 없는 민무늬 드레스로 단아하면서도 우아한 자태를 뽐냈다. 송혜교는 양가 부모님에게 인사를 올릴 때 어머니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 송중기도 혼인서약을 하며 결국 눈물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가장 빛났을 때 만났는데, 서로 가진 모든 것이 없어지더라도 진실되게 사랑하자"는 내용의 축사를 서로에게 보냈다.
예식은 1,2부로 나눠 주례 없이 치러졌다. 축가는 가수 옥주현이 맡아 영화 ‘알라딘’ OST인 ‘어 홀 뉴 월드’를 불렀다. 송중기와 절친한 배우 유아인과 이광수는 축하 편지를 낭독했다. 이광수는 "너한테 부탁 받고 부담돼 잠도 설쳤어. 사랑하는 친구가 잘 돼서 좋다"고 울먹이면서도 "솔직히 배 아프다"라고 외쳐 웃음을 자아냈다. 배우 박보검은 부부와 하객이 함께 사진을 찍을 때 맨 앞줄을 지켜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박보검은 송중기와 소속사(블러썸엔터테인먼트)가 같다. 부케는 일반인이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폐백은 없었으며, 신랑신부는 신혼여행을 바로 떠나지는 않았다. 신혼집은 송중기가 지난 1월 구입한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단독주택이다. 이 집은 602㎡(182평) 규모로 100억 원대로 알려졌다.
송중기와 송혜교는 지난해 방송된 KBS2 ‘태양의 후예’에서 연인으로 연기 호흡을 맞추면서 인연을 맺었다. 두 차례 불거진 열애설을 부인했던 두 사람은 지난 7월 초 결혼을 깜짝 발표해 세간을 놀라게 했다. ‘태양의 후예’의 해외 판권 수출로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던 한류스타의 만남이라 국내외적인 관심이 뜨거웠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