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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사드 봉합 전격합의, 시진핑 작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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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사드 봉합 전격합의, 시진핑 작품일까

입력
2017.10.31 17:4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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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6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문재인(왼쪽)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악수를 나누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 7월 6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문재인(왼쪽)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악수를 나누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31일 한국과 중국이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문제로 불거진 갈등을 풀고 ‘조속한 관계 정상화’에 합의하면서, 이 과정을 실질적으로 주도한 중국 내 인사가 누구인지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양국 관계의 파탄을 불사할 정도로 사드 배치에 강력히 반대했다는 점에서, 그의 태도 변화를 끌어낸 주인공이야말로 ‘시진핑 집권 2기’ 한중 관계의 ‘키 맨’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일단 외견상으로만 보면 지난달 25일 출범한 시진핑 2기 지도부에는 ‘지한파(知韓派)’ 색깔이 뚜렷한 인물이 딱히 없다. 예컨대 시진핑 집권 1기 시절에는 북한 김일성종합대학 경제학과 유학 경험이 있고 한국말도 유창한 장더장(張德江) 정치국 상무위원이 대표적인 지한파로 꼽혔다. 하지만 현 정치국 상무위원 7명은 한국이나 북한과 직접적인 연결고리를 갖고 있지 않다. 일각에서는 2008년 LG디스플레이에서 4조원 규모 투자를 유치한 왕양(汪洋) 부총리를 비롯, 이번에 신임 상무위원이 된 5명 모두 한국 방문 경험이 있다는 점을 부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중국 지방정부 수장을 지내며 한중 교류 인연을 맺은 것과, 한국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갖고 있는 ‘한국통’과는 구별해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오히려 당 지도부보다는 쿵쉬안유(孔鉉佑)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 등 전문외교관들의 역할이 상당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본통으로 분류되는 쿵쉬안유는 지난 8월 부장조리로 승진,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북핵 6자회담 중국대표를 겸직 중이다.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출신 조선족이기도 하다. 갈등보다는 실리를 추구하는 외교관들의 의견이 반영됐을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번 합의는 결국 시 주석 본인의 ‘작품’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는 지난 7월까지만 해도 문재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등을 통해 ‘사드 배치 반대’를 공공연히 드러냈다. “역내 국가들의 안보 이익을 훼손하는 사드 배치의 취소를 강력히 호소한다”고도 밝혔다. 그런데 불과 3개월 만에 이런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데에는 중국의 중ㆍ장기적 전략 이익을 위해 체면 손상을 감수한 ‘절대 권력’ 시 주석의 의중이 적극 반영됐다고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정우 기자 wooki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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