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증가, 김영란법 여파 소비 급감
1인 가구 증가와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 여파에 대표적인 명절 과일인 배가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으면서 가격도 폭락하고 있다.
31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배가 집중적으로 소비되는 추석 직전 2주간(9월 20일~10월3일) 서울 가락시장 배 평균 도매가격(15㎏ 기준)은 2만8,751원으로, 전년 대비 20.5% 하락했다. 평년(2012~2016년 5년간 평균 가격)보다는 25.5% 떨어졌다. 추석 이후 가격(2만4,755원ㆍ10월 7~27일 평균 가격)도 평년 대비 10.5% 낮은 수준이다.
배 가격이 떨어진 건 올해 생산량 증가와 소비 부진이 겹쳤기 때문이다. 생육이 좋다 보니 명절용 고품질 상품이 대거 출하됐지만 김영란법으로 소비가 급감한 게 악재였다. 특히 배는 일상에서도 점점 찾는 이가 줄고 있다. 배는 6대 국산 과일(사과 배 복숭아 포도 감귤 단감) 중 부피가 크고 먹기가 번거로운 과일로 꼽힌다. 낱개로 파는 경우가 드물어 1인 가구가 구매할 때 부담스럽다는 것도 문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1인 가구가 늘면서 가정에서 배 소비가 많이 줄었다”며 “이 때문에 농가에서 명절용 소비에 집중하다 보니 배 크기가 더욱 커져 가격만 오르고 소비는 더 감소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올해 생산량의 3.7%인 9,045톤을 대상으로 ▦가공용 수매 지원 ▦식자재 전용 매장 할인 판매 ▦수출 물류비 지원 등의 수급 대책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상품성이 낮은 저품위 배를 시장에서 격리, 정상 품위 배의 가격 상승을 유도할 계획이다. 또 장기 대책으로 배 고품질 신품종을 재배와 1인 가구를 위한 소포장 공급 등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