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어’는 새로 생겨난 낱말을 이른다. 낱말의 구성을 보면 ‘언어’를 뜻할 여지가 있으나, 새로운 언어가 발굴될 수는 있어도 없다가 생기는 일은 흔치 않기 때문에 ‘낱말’에 국한되는 듯하다. 이와 같은 뜻으로 ‘신조어’, ‘새말’도 존재하나 학계에서는 짧고 의미가 혼동되지 않는 ‘신어’가 가장 많이 쓰이고 있다.
신어가 나타나는 현상은 어느 언어에서나 보인다. 단, 죽은 언어에는 당연히 신어도 나타나지 않는다. 라틴어, 만주어에 신어는 생겨날 수 없다. 그러므로 신어 현상은 언어가 생생하게 살아 있다는 징표가 된다. 다만, 어떤 신어가 생기느냐는 우리가 챙겨봐야 하는 대상이다. 이유 없이 만들어지는 신어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어를 두고 사회나 세태를 반영하는 거울이라고 한다.
우리 사회가 건강하게 유지되거나 발전하고 있는지, 아니면 쇠퇴하고 있는지 단편적으로나마 쉽게 알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신어에 주목한다. 그런데 이를 조금이라도 제대로 보려면 존재하는 신어를 있는 그대로, 빠짐없이 모으는 것이 원칙일 것이다. 그런데 이를 위해서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먼저, 이미 존재해 온 말을 모두 모았어야 한다. 그래야 새로 태어난 말을 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입말과 글말을 가리지 않고 모아야 한다. 그런데 수많은 국민들의 입말을 모으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 국내에 거주하는 국민만이 대상인가도 생각해 봐야 한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신어 연구자들은 대개 누리망(인터넷)을 통해서 신어를 수집하여 또는 그렇게 수집된 것을 분석하고 있으며, 입말로만 통용되는 신어는 대개 상당수가 연구에서 빠지게 된다. 신어를 빠짐없이, 손쉽게 모을 수 있는 신기술이 어서 등장하기를 고대해 본다.
김선철 국립국어원 언어정보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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