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유 15%+경유 85% 비율
석유품질관리원도 헛갈려
100억 원대 가짜 경유를 만들어 전국 주유소에 유통한 조직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사업법 위반 혐의로 총책 김모(44)씨 등 6명을 구속했다고 31일 밝혔다. 주유소 업자 등 16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김씨 등은 지난해 9월부터 지난 8월까지 1년여 간 용인, 광주 소재 무 등록 석유저장소 2곳에서 등유를 섞은 가짜 경유 854만ℓ(106억 상당)를 만들어 수원, 충남 아산, 인천 등 전국 15개 주유소에 공급한 혐의다.
등유는 경유보다 ℓ당 가격이 400~500원 싸다. 때문에 등유에는 가짜 석유 원료로 쓰이지 못하도록 시약을 넣으면 보라색으로 변하는 ‘식별제’가 첨가돼 있다. 하지만 김씨 등은 식별제를 활성탄에 통과시켜 제거한 뒤 등유 15%, 경유 85% 비율로 혼합해 가짜 경유를 제조했다고 한다. 가짜 경유를 공급받은 박씨 등 주유소 업주들은 시중가(1,200원)보다 ℓ당 50∼70원 싼 가격에 팔아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가짜 경유 대부분은 이미 소비된 상태다. 가짜 경유를 차량용 연료로 장기간 사용하면 엔진 등에 무리가 갈 수 있고, 차량 연비 및 출력 저하, 유해가스 배출량 증가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 등은 석유품질관리원도 감별이 어려울 정도로 치밀하게 혼합비율을 조절, ℓ당 50원~100원의 이익을 남긴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