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2년 리비아 벵가지 주재 미국 영사관 공격 사건의 핵심 용의자를 생포했다고 3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나의 명령에 따라 어제 미군이 무스타파 알이맘을 리비아에서 붙잡았다”며 “알이맘은 2012년 9월 11일 벵가지 공격과 관련해 제기된 역할로 인해 미국에서 재판 받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벵가지 주재 미국 영사관 공격 사건은 2012년 9월 11일 이슬람 무장세력이 미국에서 제작된 영화가 이슬람을 모독했다는 이유로 영사관을 공격해 크리스 스티븐슨 리비아 주재 대사 등 미국인 4명이 숨진 사건을 말한다.
미 대통령이 이런 수준의 발표를 직접 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검이 폴 매너포트 대선 캠프 선거대책본부장 등을 기소하자 여론의 관심을 분산시키려고 직접 발표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공화당은 이 사건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 실패 사례로 꼽으며 지난 대선 기간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공격하는 데 활용해왔다.
한편 백악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기소된 이들 간 거리 두기에 나섰다. 세러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특검 발표 내용은 트럼프 대통령과 대선 캠프, 선거운동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우리와 마찬가지로 많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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