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도 7개월 만에 큰 폭 증가
9월 산업생산ㆍ소비ㆍ설비투자 등
3대 지표 15개월 만에 동반상승
9월 산업생산, 소비, 설비투자 등 3대 경기지표가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으로 동반 상승했다. 특히 그 동안 부진했던 소비마저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 경기 회복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와 추석 선물 특수가 맞물린 결과란 점에서 아직 낙관론을 펴긴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31일 통계청의 ‘9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9% 증가했다. 지난 8월 0.1% 줄며 ‘역성장’했다 다시 반등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광공업과 서비스업 생산이 모두 늘었다. 광공업 생산은 자동차(3.8%), 기타운송장비(19.6%) 등을 중심으로 전월보다 0.1% 늘며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서비스업 생산은 1.3% 증가하며 2015년 7월(1.7%)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내 소비상황을 나타내는 소매판매는 지난달 3.1% 증가했다. 지난 2월(3.2%) 이후 감소 혹은 0%대 증가를 유지하던 소매판매가 7개월 만에 큰 폭으로 성장한 것이다.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가 잇따른 데다가 추석 명절을 앞두고 선물을 미리 구매하는 ‘일시적’ 수요가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설비투자도 전월 대비 5.5% 증가했다. 7월(-5.3%) 8월(-0.7%) 연속 감소했다 3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지난 6월 주요 반도체 업체들의 설비 증설이 끝난 이후 주춤했던 반도체 투자가 다시 재개된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미 완료된 공사 실적을 의미하는 건설기성은 전월 대비 2.2% 감소하며 2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건설부문 선행지표인 건설수주도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0.8% 감소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그 동안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인 건설 부문은 정부 정책 등을 계기로 조정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투기세력과의 전쟁을 선포한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책이 이어지며 건설 경기가 위축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소비가 다시 주춤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통계청 관계자는 “추석 명절로 인해 10월 소비가 9월로 이동한 측면이 있어 10월 소비지표는 다시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표 개선에도 체감 경기는 여전히 냉랭한 이유기도 하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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