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뮬러 특검, 트럼프 선대본부장 ‘러 게이트’ 관련 첫 기소

입력
2017.10.31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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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너포트, FBI 사무실 자진출두

트럼프, 캠프 측근들 거론되자

“가짜 X파일… 오바마 캠프 사주”

트위터에 불만ㆍ초조함 드러내

亞 순방 숨가쁜 외교전 앞두고

미국 내 정치 파장 확산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선거대책본부장을 지낸 폴 매너포트. 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선거대책본부장을 지낸 폴 매너포트. EPA 연합뉴스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지난 대선 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이었던 폴 매너포트와 그의 사업 동료인 릭 게이트를 기소했다고 뉴욕타임스(NYT)와 CNN 등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너포트는 이날 오전 워싱턴의 연방수사국(FBI) 사무실에 자진 출두하는 모습이 현지 언론에 포착됐다. 이들의 구체적인 혐의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 기소됨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상당한 정치적 파장에 휩싸일 것으로 전망된다.

뮬러 특검은 지난 27일 매너포트와 릭 게이트를 비공개로 기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CNN은 뮬러 특검이 러시아 게이트와 관련된 인물에 대한 기소 절차에 착수해 연방대배심이 이를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5월 임명된 뮬러 특검이 러시아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 첫 기소에 들어간 것이다. 그간 뮬러 특검 측이 매너포트의 탈세와 돈세탁 혐의 등을 포착해 집중 수사하고 있다는 보도가 흘러나와 첫 기소 대상이 매너포트일 것이란 관측이 제기돼 왔다. 특검은 7월 매나포트의 자택을 압수수색해 상당한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3월 트럼프 캠프에 합류한 매너포트는 선거대책본부장으로서 대선 캠페인 전반을 총지휘한 인사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사인 타이 콥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매너포트가 기소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해를 끼치는 정보를 진술하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의혹이 해소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특검의 추가적인 수사 결과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상당한 정치적 위기에 봉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미안하지만, 매너포트가 트럼프 캠프에 합류하기 수년 전 일이다”며 “왜 사기꾼 힐러리와 민주당엔 초점을 맞추지 않느냐”며 특검 수사에 불만을 드러냈다. 매너포트의 혐의가 지난 대선이나 러시아 공모 의혹과 무관한 것이라면서 화살을 민주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쪽으로 돌린 것이다. 그는 “오바마 캠프가 퓨전GPS에 92만 2,000달러를 지불했다는 보도가 나왔다”며 퓨전GPS가 작성한 이른바 ‘트럼프 X 파일’ 이 민주당의 사주를 받은 것이란 점을 부각시켜 맞불 공세에도 나섰다.

그는 전날에도 5건의 트윗을 잇따라 올리며 “민주당과 클린턴의 죄가 너무나 많고, (이를 입증할) 관련 사실들이 지금 쏟아져 나오고 있다. 뭐라도 좀 하라”며 사실상 사법기관에 수사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스캔들에 대해선 “존재하지도 않는, 위조된 트럼프-러시아 내통”이라면서 “모든 러시아 관련 얘기가 공화당 의원들이 역사적인 감세 개혁을 강력히 추진 중인 시기에 나온다. 이것이 우연일까?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성향인 폭스뉴스의 진행자 지닌 피로는 방송에서 클린턴을 언급하며 “감옥에 가둘 때가 됐다”고 막말을 하는 등 지지층도 맞불 총공세에 나선 양상이다. 이를 두고 NYT는 “러시아 사건의 첫 기소가 닥쳐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초점을 이동하려고 했다”고 해석했다.

러시아 게이트 파장은 내달 3일부터 아시아 순방에 나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행보에도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장기간 외교적 과제에 전념해야 할 트럼프 대통령의 최우선적 관심이 흐트러질 수 있는 상황이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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