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양현종/사진=임민환 기자
[한국스포츠경제 김정희] KIA 양현종(29)이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다.
양현종은 2017 KBO리그 한국시리즈(7전4승제) 2차전에서 9이닝 무실점으로 1-0 완봉승을 거두며 팀에 시리즈 첫 승을 안겼다.
양현종은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5차전에 9회 깜짝 등판했다. 7-6으로 한 점 차 리드를 지키던 KIA는 양현종을 올리며 승리를 다짐했다. 3루수 김주형의 실책으로 1사 2, 3루를 내준 뒤 후속 타자 허경민에 볼넷을 허용해 1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박세혁과 대타 김재호를 모두 뜬공으로 처리하며 위기를 벗어났다. 양현종은 승리의 순간에 주먹을 불끈 쥐으며 포효했다.
양현종은 이날 기자단 투표에서 총 74표 중 48표를 받아, 24표를 받은 팀 동료 버나디나를 제쳤다. 부상으로 3,910만원 상당의 기아자동차 스팅어2.0 터보드림에디션을 받는다. 5차전에서 만루홈런을 친 이범호는 2표를 받아 데일리 MVP에 선정됐다. 부상으로는 100만원 상당의 타이어 교환권을 받는다.
양현종은 정규시즌 20승 6패, 평균자책점 3.44로 다승 1위에 올라 KIA의 막강 에이스로 마우드를 책임졌다. 올 가을 등판한 2경기에서 10이닝 4피안타 무실점 11탈삼진, 평균자책점 0.00의 무결점 투구를 선보였다. 다음은 양현종과 일문일답.
-경기 소감은.
“오늘 끝내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스스로 나가게 된다면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오늘 컨디션도 좋았고 운도 따랐다.
-어린 시절부터 꿈꾼 완봉승을 했다.
“꿈을 꾸는 시즌이었다. 20승도 해보고 한국시리즈 우승도 해보고 최초 1-0 완봉도 해봤다. 어렸을 때부터 제가 마지막을 장식하는 상상을 했었다. 모든 게 현실로 다가와 믿기지 않는다. 그 상황에 집중을 했다. 무조건 잘 막으려고 했다.”
-첫 세이브를 올렸다. 조언을 들은 게 있나.
“8회 초 시작했을 때 코치님이 서서히 스파이크만 신고 있으라 하더니 경기가 타이트했다. 위기 때 나갈래 9회에 나갈래 물었다. 제가 처음부터 나간다고 했다. 그런데 의외로 몸 풀 때보다 마운드에 올랐을 때 긴장이 안 됐다. 1선발 때보다 긴장이 덜 됐다. 오재일 선수가 워낙 잘 치는 타자라 집중을 했다. 공이 가운데 몰렸는데 하나하나 전력을 다했다.”
-역전 주자 나갔을 때 무슨 생각 했나.
“내일이 없다고 생각했다. 만약 뒤집어 지면 6차전 선발도 무의미해지고 저도 부담이 됐다. 중요한 건 두산 선수들이 컨디션을 잡아놓은 상태였다. 6차전까지 가면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제 직구를 믿었다.”
-2차전 9회와 오늘 9회를 비교한다면.
“오늘 9회가 더 긴장됐다. 2차전 9회는 제가 시작하고 제가 끝을 냈지만 오늘은 중간에 나가는 입장이었다. 팀 타자들이 잘 막아준 상황에 제가 점수를 더 줬다면.
-8년 전 우승과 이번 우승의 느낌이 다른가.
“8년 전보다 지금이 눈물이 덜 나왔다. 오늘 눈물이 나긴 했지만 안도의 눈물이었다. ‘드디어 올 시즌이 끝났다. 또 내년 시즌을 준비해야겠다’하는 뿌듯함이었다. 가장 와닿는 것은 2009년 끝내기 홈런이었다.”
-9회말 3루수 김주형이 실책을 했다.
“광주에서 못 살 뻔 했다고 농담으로 말했다. 학교 후배가 막아줘서 다행이라 생각했다더라. (김)주형이 형도 누구보다 고생을 많이 했다. 제가 잘 막아줘서 안도했다.”
-포수 김민식과 배터리 호흡은.
“의식하지 않았다. 변화구로 유도하려 하지 않고 오로지 직구로 승부하려 했다.”
-다음 계획은.
“아직 잘 모르겠지만 우승했기 때문에 구단에서 신경을 써주실 것 같다. 다른 팀보다는 KIA를 생각하고 있다.
-부상으로 승용차를 받았는데.
“광주 가서 가족들을 보고 싶다.”
-11번 우승한 저력은.
“선수들이 자부심과 자신감이 있다. 미디어데이에 말했듯이 하늘이 많이 도와줄 것이라 생각했다. 2차전에 실투도 많이 했지만 운이 따랐다.”
잠실=김정희 기자 chu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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