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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회 서울시 봉사상] 홀몸노인 고독사 막고자 매일 우유 배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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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회 서울시 봉사상] 홀몸노인 고독사 막고자 매일 우유 배달

입력
2017.10.30 20:4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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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설립한 호용한 이사장

“묵묵히 돕는 이웃 주민들에 감사”

사단법인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은 후원을 원하는 이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최근 공식 홈페이지를 열었다.
사단법인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은 후원을 원하는 이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최근 공식 홈페이지를 열었다.

서울 성동구 금호동 옥수중앙교회는 가파른 언덕 위에 위치한 크지 않은 교회지만 어느 도심 대형교회 못지 않게 유명하다. 15년째 우유배달을 하고 있는 ‘우유 목사’ 호용한(58) 담임목사 때문이다. 호 목사는 홀몸노인의 영양을 챙기고 안부를 헤아릴 방법으로 2003년부터 무료로 우유배달을 해 왔다. 2015년에는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이라는 사단법인을 설립해 배달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29회째를 맞는 ‘2017 서울시 봉사상’ 대상을 받게 된 단체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의 이사장인 호 목사는 “귀한 나눔을 꾸준히 할 수 있는 동력이 된 주민들과 후원 기업들에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은 홀몸노인 가정에 우유를 배달해 제품이 2개 이상 방치되면 배달원이 주민센터 등 유관 기관에 통보하는 ‘365 사랑의 우유 나눔’을 한다. 현관 앞에 전날 우유가 그대로 있으면 현관에 스티커를 하나 붙이고 다음 날에도 우유가 쌓여 있으면 다른 색깔 스티커를 붙여 사흘째 변화가 없으면 배달원이 가족이나 교회, 주민센터에 연락을 하는 고독사 예방 활동이다. 호 목사는 “우유 배달원에게 연락을 받으면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며 “날이 추워지면 노인 기력도 떨어지기 쉬워 요즘 같은 환절기에 가장 긴장된다”고 말했다.

호 목사는 2003년 지인에게 매월 200만원씩 지원 받아 옥수동 달동네 100가구에 직접 우유 배달을 시작했다. 현재는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골드만삭스, 매일유업 등 기업 후원이 잇따르면서 전문 배달 업체를 통해 10개구 1,300가구에 우유를 배달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강북삼성병원과 우유배달 활동과 의료 서비스 결합 시스템 구축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기도 했다.

호 목사는 앞으로 서울 전역의 홀몸노인이 신선한 우유로 아침을 맞길 바란다. 그는 “이번 시상식을 계기로 우유를 매개로 한 돌봄 활동이 널리 퍼져 홀몸노인의 고독사 문제가 서울에서만이라도 완전히 사라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시 봉사상은 서울시와 한국일보 공동 주관으로 지역사회 발전 등을 위해 헌신적으로 봉사하는 시민과 단체에 수여하는 상이다. 2017 서울시 봉사상은 지난 5월 11일부터 7월 24일까지 자치구와 시민단체, 시민들로부터 총 85건(개인 55, 단체 30)을 추천ㆍ접수 받아 사전 공적 검증과 온라인 시민투표, 언론인ㆍ교수ㆍ법조인 등 13명의 다양한 인사로 구성된 공적심사위원회의 엄정한 심사를 거쳐 선정됐다.

김인철 서울시 행정국장은 “봉사상 수상자들은 오랜 기간 묵묵히 나눔을 실천해 온 서울시의 숨은 천사들”이라며 “이번 시상이 최근 국내외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곳곳에서 힘과 용기를 북돋워 준 이들의 활동과 참된 봉사 정신을 널리 퍼뜨리는 불씨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시상식은 31일 오후 2시 서울시청사 8층 다목적홀에서 열리며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준희 한국일보 사장, 21명의 수상자와 가족이 참석한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호용한 옥수중앙교회 목사가 홀몸노인을 찾아 우유를 전달하고 있다.
호용한 옥수중앙교회 목사가 홀몸노인을 찾아 우유를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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