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위선과 ‘내로남불’ 행태에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홍 후보자는 19대 국회 의원 시절인 2014년 과도한 부의 대물림 현상을 규탄하며 부자들의 세대를 건너뛴 상속ㆍ증여에 과세를 강화하는 법안 추진에 앞장 섰던 인사다. 그런데 정작 중학생이던 그의 딸은 2015년 외할머니로부터 8억4,000만원대 상가 지분을 증여받았다. 그가 ‘현행 세법의 빈틈’ ‘부유층의 합법적 절세 창구’라고 비난해 마지않던 ‘세대를 건너뛴 증여’ 방식이다. 이런 위선이 또 있을까 싶을 만큼 국민에게 배신감을 느끼게 하는 일이다.
납득하기 힘든 홍 후보자 가족의 행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홍 후보의 딸은 자신의 어머니에게 2억2,000만원의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증여받은 상가 지분의 증여세를 납부하기 위해 어머니와 금전소비대차계약을 맺고 빌린 돈이다. 홍 후보자 측은 딸이 건물 임대료 수익으로 이자를 꼬박꼬박 내고 있는 만큼 문제될 게 없다고 주장하지만 눈 가리고 아옹 식의 가족 간 금전거래에 지나지 않는다. 홍 후보자의 재산은 2012년 21억원에서 올해 55억7,000만원으로 5년 만에 34억원이 늘었다. 홍 후보자 본인과 아내, 딸이 장모로부터 증여를 받아서다. 홍 후보자 자신의 말대로 일반 국민의 근로 의욕을 꺾고 위화감을 불러일으키는 부의 대물림이다. 홍 후보자는 증여세를 모두 납부했다고 하나 세대를 건너뛴 편법 증여로 2억여원가량을 절세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홍 후보자는 자녀의 특성화중학교 재학과 관련해서도 논란에 휩싸여 있기도 하다. 그는 지난 대선 때 문재인 후보 정책본부 부본부장을 맡아 자립형 사립고와 외고 등 특목고 폐지를 강력 주장했다. 그런 그가 자신의 딸은 재학생 대부분이 특목고 등에 진학하는 유명 국제특성화중학교에 다니게 하고 있으니 전형적 내로남불 행태가 아닐 수 없다.
지금까지 드러난 바로는 홍 후보자가 특별히 법규를 위반한 건 없다. 사유재산이 보장되는 사회에서 적법 절차에 따른 증여와 상속을 백안시할 일도 아니다. 하지만 법 규정을 교묘히 피해 가며 그들만의 방식으로 부를 대물림해 가는 부유층의 행태는 일반 국민의 정서상 좀처럼 납득이 안 된다. 청와대가 홍 후보자의 이 같은 재산 논란에 대해 검증 과정에서 웬만큼 파악하고도 장관 후보자로 내정한 것도 이해하기 어렵긴 마찬가지다. 홍 후보자가 과연 장관직을 수행할 자격이 있는지 본인과 청와대가 입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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