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전 부회장에 징역 5년
신영자ㆍ서미경씨는 각각 7년
신격호 총괄회장은 1일 구형

각종 경영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롯데그룹 총수 일가에게 중형이 구형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 김상동) 심리로 30일 열린 신동빈(62)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징역 10년 및 벌금 1,000억원을 구형했다. 롯데그룹 경영권을 두고 신 회장과 ‘형제의 난’을 벌인 신동주(63)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에게는 징역 5년 및 벌금 125억원이 구형됐다. 검찰은 신격호(95)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딸 신영자(75) 전 롯데복지재단 이사장과 신 총괄회장의 셋째 부인 서미경(57)씨에게는 각각 징역 7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변론이 분리 돼 진행되고 있는 신 총괄회장에 대한 구형은 내달 1일 한다.
검찰은 “이번 사건은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의 역대 최대 규모 총수일가 비리”라며 “피고인들은 장기간에 걸쳐 모든 방법을 동원해 기업 재산을 사유화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명백히 드러난 총수 일가의 사익 추구 범죄에 대해 엄정하게 책임을 추구해야 한다”며 “모든 게 신 총괄회장 잘못이었고 나머지 피고인들은 이를 거스르기 어려웠다는 관점으로는 총수 일가의 비리 관행을 개선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신 회장은 직접 준비해 온 종이를 펼쳐 들고 통역 없이 피고인 최후 진술을 했다. 그는 “우리나라 전 식품업과 유통업의 기초를 튼튼하게 만들어준 아버님을 많이 존경하고 많은 걸 배웠다”면서도 “아버님 말씀이 절대적이었다”고 책임에 선을 그었다. 신 회장은 “그 동안 가업적 측면이 많았던 우리 그룹을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투명한 그룹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아버님을 설득해서 주식 시장에 핵심 기업을 상장시키고 순환투자 구조를 해소했다”고 항변했다. 롯데그룹을 깨끗하게 경영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재판장에게 호소했다. 신 전 부회장도 일본어로 “사회에 물의를 일으켜 대단히 죄송하다”며 “아버지의 현재 건강이 매우 악화된 상황을 참작해달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신 총괄회장 셋째 부인 서씨는 재판 중 처음으로 입을 열어 “14세부터 연예인으로 지내며 방송만 알고 지냈고, 은퇴 후에도 총괄회장께서 다른 바깥일을 다 하셔서 총괄회장 말씀만 따랐다”며 “그 결과가 여러분들께 민폐를 끼치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저로 인해 피해 받은 분들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총수일가 전원에 대한 선고공판은 12월 22일에 열린다.
김민정 기자 fac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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