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은 없었다.
프로농구 신인드래프트 1, 2순위 지명권을 모두 가져간 부산 KT가 30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7 KBL 국내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최대어로 꼽힌 연세대 가드 허훈(22ㆍ180㎝)과 중앙대 포워드 양홍석(20ㆍ195㎝)을 연이어 지명했다. KT는 지난 23일 신인 드래프트 순위 추첨식에서 1, 2순위 지명권을 모두 확보했다. KT가 1순위를 가져갔고, 창원 LG가 2순위에 뽑혔지만 지난 1월 두 팀 간의 트레이드 때 KT는 LG에 1라운드 지명권을 받기로 했다.
1순위 영예는 ‘농구 대통령’ 허재(52) 국가대표 감독의 차남 허훈이 안았다. 허훈은 올해 대학리그에서 연세대를 우승으로 이끌며 챔피언 결정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국가대표 경험도 있다. 대학리그 성적은 평균 19.2점 6.2어시스트 2.5리바운드. 허훈은 지명 후 “첫 경기부터 잘해서 KBL 판도를 뒤집어보겠다”고 당차게 소감을 밝혔다.
2순위 양홍석은 중앙대 1학년만 마치고 일찍 프로에 뛰어들었다. 올해 대학리그에서 평균 20.1점 8.1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지난 8월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허훈에 이어 마이크를 잡은 양홍석은 “(허)훈이 형, 준비 됐나”라며 최하위로 처진 KT의 대반격을 이끌겠다는 다짐을 했다.
드래프트를 마친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허훈과 양홍석은 자신감이 넘쳤다. 허훈은 “(양)홍석이가 ‘준비 됐나’라고 물었는데 난 항상 준비 됐다”며 “가드로서 외곽과 센터를 살릴 수 있는 농구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양홍석은 “지명 순위 욕심보다 기회를 받을 수 있는 팀에 오고 싶은 욕심이 컸다”면서 “효율적인 공격을 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허훈은 201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4순위로 원주 동부(현 원주 DB) 유니폼을 입은 형 허웅(24)과 ‘형제 대결’도 앞두고 있다. 허웅이 상무에서 군 복무 중이라 제대하는 2018~19 시즌 도중 둘의 맞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허훈은 “코트에서는 승자와 패자가 나눠지기 때문에 누구보다 지기 싫고 악착같이 달려들 것”이라며 “내가 막내니까 부모님이 나를 응원해주지 않을까”라고 웃었다. 이어 “아버지와는 따로 통화하지 않았고, 항상 ‘어디를 가든 다치지 말고 해라’는 말씀을 해주셨다”고 덧붙였다.
3순위는 한양대 가드 유현준이 전주 KCC에 지명됐고 4순위로는 연세대 포워드 안영준이 서울 SK 유니폼을 입게 됐다. 또 김진 전 창원 LG 감독의 아들 김윤(고려대)은 3라운드 8순위로 울산 현대모비스에 뽑혔다. 올해 드래프트에는 총 44명이 지원, 5라운드까지 총 27명이 뽑혀 61.4%의 지명률을 기록했다. 드래프트에서 지명된 선수들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 2라운드가 시작되는 11월5일 경기부터 출전할 수 있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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