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와 간호학과 학생들이 ‘핼러윈데이’(10월31일) 단골 의상으로 등장하는 일종의 복장 놀이(코스프레)를 두고 뿔났다. 성적 대상화를 시킨 간호사 복장으로 의료인으로서의 권위를 떨어뜨린다는 비판에서다.
실제 지난 28일부터 서울 홍대와 이테원 등의 일대에서 진행 중인 핼러윈데이 기념 파티에선 가슴이 훤히 드러나는 간호사 복장을 입은 일부 여성들이 길거리에 등장했다. 이 여성들 사진은 같은 날 사회관계형서비스(SNS)에 ‘#핼러윈’, ‘#간호사코스프레’란 해시태그(게시물 검색이 쉽도록 만든 기능)와 함께 퍼졌다.
이에 대해 간호사와 간호학과 학생들이 의견을 나누는 장인 페이스북 페이지 ‘간호학과, 간호사 대나무숲’에는 핼러윈데이 간호사 코스프레를 규탄하는 글들이 쏟아졌다. 간호사들은 게시물에서 “왜 꼭 간호사를 성적인 대상으로 코스프레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실제 간호사 모습과 관련 없이 간호사를 성적으로만 소비하는 할로윈 데이 문화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실제 매년 핼러윈데이가 임박해 오면 인터넷 포털사이트나 SNS 상에선 야한 간호사 복장의 인물 사진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대학병원에서 근무 중이라는 간호사 A(26)씨는 “의사에 대한 성적 대상화는 없는데 간호사에 대한 성적 대상화는 너무나 만연하다”며 “간호사를 성적으로 보는 인식 때문에 고통 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일부에선 성적 대상화 논란 등 해마다 여러 문제를 낳고 있는 핼러윈데이 자체가 사라져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온다.
한편 핼러윈데이는 본래 한 해의 마지막 날, 신에게 제사를 올릴 때 귀신이 해를 끼칠지도 모른다는 걱정에서 귀신들과 비슷한 모습으로 스스로를 꾸몄던 유럽 켈트족의 전통 문화에서 유래됐다. 미국에선 귀신처럼 꾸민 아이들이 사탕을 받으러 마을을 돌고 어른들도 분장과 함께 파티를 여는 연례행사로 즐긴다. 박주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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