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외교안보 수장 만나 대북 메시지 최종 조율
日, 동중국해 분쟁 관련 중국에 대한 우려 확인 계획
중국, 텍사스 서부 송유관 프로젝트 투자할 듯
11월 3일부터 시작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아시아 순방을 앞두고, 미국과 순방 대상국들이 분주한 사전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정책을 총괄하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및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연쇄 면담 일정을 잡았다. 29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오전 틸러슨 장관을 면담한 뒤 오후에는 매티스 장관과 회동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28일 서울에서 열린 한ㆍ미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한미 국방장관이 논의했던 사항에 대해 매티스 장관으로부터 브리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1일에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 틸러슨 장관, 매티스 장관과 이른바 회의를 갖고 아시아 순방 중 내놓을 대북 메시지를 최종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앞서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에 대북 독자 제재를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본 아사히(朝日) 신문은 30일 미국 정부가 지난 18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 외교차관 회담에서 대북 독자 제재에 강한 기대감을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아사히는 이날 한미 정부 소식통을 인용한 서울발 기사에서 존 설리번 미 국무부 부장관이 당시 회담에서 임성남 외교부 제1차관에게 “한국 정부가 (북한에 대한) 독자 제재를 실시할 경우, 미국의 제재와 동시에 발표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임 차관은 구체적인 대북 제재 내용은 언급하지 않고, 독자 제재를 검토 중이라는 종래 한국 정부의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히는 설리번 부장관의 이같은 발언 배경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전에 한미 관계를 강화하고, 양국의 대북 정책을 일치시키려는 의도라고 풀이했다.
한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내달 5일부터 일본을 방문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모든 선택지가 테이블 위에 있다’는 대북 대응 방침에 지지를 표명할 예정이다. 29일 일본 교도(共同)통신은 일본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아베 총리가 다음달 열리는 미일 정상회담에서 군사행동 가능성을 내비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자세에 대한 지지를 직접 언급해 굳건한 미일 동맹을 과시함으로써 북한에 대한 억지력을 높일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회담뿐 아니라 회담 후 열리는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적 선택지' 발언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는 발언을 할 계획이다. 양국 정상은 이 회담에서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해양 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우려를 재확인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이와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에는 제너럴일렉트릭(GE), 보잉 등 40여개 미국 기업 대표들이 수행해 대규모 투자협력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30일 홍콩 명보(明報)와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내달 8∼10일 중국을 방문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GE, 보잉, 하니웰, 웨스팅하우스, 알래스카 가스라인개발, 퀄컴 등의 기업대표와 동행할 예정이다. 이들은 방중 기간 중국 측과 수십억달러 규모의 투자 구매 계약에 서명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미중 간에 협의 중인 최대 규모 거래는 중국 국유 에너지기업 중국석유화공그룹(中國石化·시노펙)이 텍사스 서부의 퍼미언 유전에서 멕시코만 연안의 석유저장고까지 1,127㎞ 구간에 송유관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시노펙은 아크라이트 캐피털, 프리포인트 코모더티 등 미국 기업을 파트너로 삼아 70억 달러 규모를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노펙은 아울러 미국령 산타크루즈섬의 라임트리 석유저장고를 확장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신문은 이 프로젝트가 최근 허리케인 피해를 입은 미국 텍사스주와 미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일자리 수천개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시노펙의 투자가 성사되면 미국의 중국에 대한 연간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100억 달러 가량 줄어들게 된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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