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콜롬비아, 세르비아 평가전
이동국 대표팀 사실상 은퇴
이정협, 이명주는 첫 승선
K리그 통산 200호 골 대기록을 세우며 소속팀 전북 현대를 리그 우승으로 이끈 이동국(38)이 대표팀에서 사실상 은퇴했다. 반면 ‘슈틸리케의 황태자’라고 불렸던 이정협(26ㆍ부산아이파크)과 이명주(27ㆍFC서울)가 다음 달 콜롬비아ㆍ세르비아와의 국내 평가전을 앞두고 신태용호(47)에 처음 승선했다.
신태용 감독은 30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내달 평가전에 나설 23명의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대표팀은 11월 10일 수원에서 콜롬비아와, 14일 울산에서 세르비아와 평가전을 치른다.
지난 8월과 9월 열렸던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이란ㆍ우즈베키스탄전에 발탁됐던 이동국은 전날 K리그 제주전에서 신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K리그 통산 200호 골 신기록을 세웠지만 이번 신태용호 3기에 승선하는 데는 실패했다.
이와 관련 신 감독은 K리그 최고 스타에 대한 배려 차원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이동국은 200골을 넣은 K리그 영웅”이라며 “영웅을 아름답게 보내줘야 한다는 게 제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동국이)평가전 2연전 홈경기에 들어와서 찬스에서 골을 못 넣는다고 하면 여론의 뭇매를 맞을 수 있다”며 “그러면 영웅을 한 명 또 잃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제는 아름답게 보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동국이 곧 마흔을 앞둔 노장이라는 점도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 한 이유로 꼽힌다. 신 감독은 “이동국이 내년 월드컵에서 골을 넣을 수는 있겠지만, 앞에서 뛰어주고 싸워주고 부딪혀 줘야 하는데, 그런 것까지 할 수 있을까 의문점 남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22일 강원FC전과 전날 제주 전에서 연속 골을 터뜨렸을 만큼 골 결정력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신 감독이 강조하는 ‘전방 압박’을 수행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자원이라는 뜻이다.
이동국 역시 신 감독과 같은 뜻을 내비쳤다. 그는 전날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 우승을 확정한 뒤 대표팀 승선과 관련된 질문을 받고 “제가 오래 뛰면 한국 축구의 미래가 어둡다는 말이 있다”며 “올해 은퇴를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고, 빨리 은퇴 해야 할까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발언을 종합해보면, 이동국의 러시아월드컵 행은 좌절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축구대표팀에도 더 이상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신 감독은 이날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며 “감독 부임 후 최정상의 멤버가 만들어졌다”고 자평 했다. 에이스 손흥민(25ㆍ토트넘)과 기성용(28ㆍ스완지 시티) 등이 예상대로 포함됐다. 더불어 울리 슈틸리케(62ㆍ독일) 전 감독 시절 중용된 이정협이 7개월 만에 대표팀에 합류했다. 그는 부상으로 두 달여 간 그라운드를 떠나 있었지만 K리그 챌린지(2부)에서 9골을 기록한 데 이어 최근에는 소속팀을 FA컵 결승에도 올려놨다. 역시 슈틸리케의 부름을 받았지만 지난 7월 발목 인대가 파열 돼 월드컵 최종예선에는 뛰지 못한 이명주도 이번에 다시 이름을 올렸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11월 콜롬비아ㆍ세르비아 평가전 대표팀(23명)
▲골키퍼=김승규(27ㆍ빗셀 고베ㆍ일본) 김진현(30ㆍ세레소 오사카ㆍ일본) 조현우(26ㆍ대구FC)
▲수비수=김영권(27ㆍ광저우 에버그란데ㆍ중국) 장현수(26ㆍFC도쿄ㆍ일본) 권경원(25ㆍ텐진 취안젠ㆍ중국) 정승현(23ㆍ사간 도스ㆍ일본) 김진수(25ㆍ전북현대) 고요한(29ㆍFC서울) 김민우(27ㆍ수원삼성) 최철순(30ㆍ전북현대)
▲미드필더=기성용(28ㆍ스완지시티ㆍ웨일스) 정우영(28ㆍ충칭 리판ㆍ중국) 이창민(23ㆍ제주유나이티드) 주세종(27ㆍFC서울) 권창훈(23ㆍ디종ㆍ프랑스) 이재성(25ㆍ전북현대) 손흥민(25ㆍ토트넘ㆍ잉글랜드) 염기훈(34ㆍ수원삼성) 구자철(28ㆍ아우크스부르크ㆍ독일) 이명주(27ㆍFC서울)
▲공격수=이정협(26ㆍ부산아이파크) 이근호(32ㆍ강원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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