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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트는 돈’...KLPGA, 장타 주춤하고 ‘컴퓨터 골프’가 대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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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트는 돈’...KLPGA, 장타 주춤하고 ‘컴퓨터 골프’가 대세로

입력
2017.10.30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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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1인자 이정은./사진=KLPGA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시즌 전까지만 해도 올 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는 장타자들이 지배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지난 수년 간 코스 전장의 길이가 꾸준히 길어지면서 양수진(26ㆍ파리게이츠), 김세영(24ㆍ미래에셋), 박성현(24ㆍKEB하나은행) 등 장타에 일가견이 있는 선수들이 투어를 지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즌 종반이 다가온 현재 정작 투어를 점령하고 있는 선수들은 대체로 거리보다 정교한 샷이 강점인 이들이었다. 지난 몇 년 간 의문부호가 달린 ‘드라이버는 쇼, 퍼트는 돈’이라는 격언이 올 해는 완전히 맞아떨어진 모양새다.

10억8,133만5,868원을 적립해 조기에 상금왕을 확정한 이정은(21ㆍ토니모리)은 그린적중률 4위(78.35%)에 페어웨이 안착률 또한 78.91%로 11위에 올라 있다. 그는 ‘톱10’ 피니시율에서 76.00%(19/25)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기복이 없는 비결은 정확한 샷이다. 이정은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성적 편차가 심한 선수들 중에는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가 많이 나가면서도 샷의 방향성이 좋지 않은 경우가 있다”며 “나는 티샷이 정확한 편이라 성적이 잘 유지되는 것 같다. 샷이 완전히 무너지거나 하는 경우는 없었다”고 밝혔다.

다승(3승)과 상금 부문 2위(7억7,640만2,341원)인 김지현(26ㆍ한화)은 그린 적중률이 79.20%(2위)로 최상위권이다. 상금 3위(7억3,635만8,090원) 고진영은 그린 적중률(79.63%)과 페어웨이 안착률(82.26%)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며 ‘컴퓨터 골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상금 4위(7억3,099만7,333원) 김해림(28ㆍ롯데)도 그린 적중률 77.78%(6위)를 기록, ‘톱10’ 피니시율 3위(54.55%)라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상위 랭커들의 성적은 기대 이하다. 264.33야드로 1위에 올라 있는 이나경(27)의 상금 순위는 93위(4,057만9,583원)에 불과하다. 비거리 ‘톱10’ 선수들 가운데 상금 ‘톱10’에 든 선수는 평균 254.17야드(9위)의 박지영(4억5,347만9,180원ㆍ7위)이 유일하다. 비거리 상위 10명 중 걸출한 스타는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5년 간 장타왕은 대체로 상금 ‘톱5’에 들었다. 2년 연속 장타왕에 오른 김세영은 2013년 상금 2위(6억7,019만7,815원)에 자리했고 이듬 해에는 상금 10위(4억4,540만4,298원)에 포진했다. 2014년 김세영의 페어웨이 안착률은 110위(71.43%)에 그쳤지만, 그는 압도적인 비거리 능력으로 투어 상위랭커로 군림했다.

2015년과 2016년 장타왕 박성현도 상금 순위가 각각 2위(7억3,669만82원)와 1위(13억3,309만667원)였다. ‘비거리 1위=상금 최상위권’이라는 공식이 올 시즌엔 확실히 깨진 셈이다.

선수들은 티샷의 방향 교정과 쇼트 게임 능력을 키우는 데 보다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분위기다. 올 시즌 대회장에서 만난 상금 6위(5억6,422만732원) 김지현(26ㆍ롯데)은 “3m 이내 퍼트들이 부족하다”며 더 나은 성적을 위해선 퍼트 보완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올 시즌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 진출한 안신애(27ㆍ문영그룹)가 기대만큼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이유도 퍼트 감각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전화 통화에서 “어프로치나 퍼트 등 정교함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거리가 많이 나가도 타수를 줄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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