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에 태어나 2015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에 입회, 2016년 루키 시즌을 보낸 김혜선(20ㆍ골든블루)은 지난 주까지만 해도 당장 다음 시즌 시드를 유지할 수 있을지 불투명했다.
이번 시즌 23개 대회에 출전해 톱10 진입은 3번에 그쳤고 컷 탈락을 7차례 당한 김혜선은 이번 대회 직전까지 시즌 상금 9,768만원으로 이 부문 랭킹 56위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60위까지 부여되는 다음 시즌 시드를 잃을 위기였다.
그랬던 김혜선이 29일 제주 서귀포 핀크스골프클럽(파72ㆍ6,489야드)에서 막을 내린 KLPGA투어 SK핀크스ㆍ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서 ‘대세’ 이정은(21ㆍ토니모리)을 연장 접전 끝에 제치고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이날 우승으로 2019년까지 시드 걱정을 덜었고 상금 1억2,000만원을 추가해 순위도 20위권으로 크게 뛰어 올랐다.
이날 경기의 최대 변수는 제주 전역을 강타한 강풍이었다. 태풍 사올라의 영향으로 제주 전역에 시속 37㎞에 달하는 강풍이 불어 닥쳤다. 이른 아침부터 강한 바람이 불어 1시간 늦게 경기가 시작됐고, 정오가 가까워지면서 거세진 바람 탓에 공이 그린에 서지 않는 지경에 이르자 경기가 중단됐다. 대회 경기위원회는 더 이상 경기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 3라운드를 취소하고 36홀로 대회를 축소했다.
2라운드까지 공동 선두였던 김혜선과 이정은이 플레이오프를 통해 우승자를 가리게 됐다. 16~18홀 3개 홀 합산 방식으로 플레이오프를 치른 결과 우승컵은 3홀 모두 파로 막은 김혜선에게 돌아갔다. 이정은은 16ㆍ17번 홀까지 김혜선과 동타를 유지했지만 18번 홀 두 번째 샷을 개울에 빠트리며 더블보기로 미끄러졌다.
이정은은 시즌 5승을 눈 앞에서 놓쳤지만 대신 시즌 상금왕을 확정했다. 이날 준우승 상금 6,900만원을 받은 그는 상금을 10억8,133만원으로 늘렸다. 비록 이번 대회가 36홀로 축소 운영됐지만, KLPGA는 ‘36홀 이상으로 대회가 진행된 경우 총 상금의 100%를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대회의 총 상금 6억 모두 36홀 성적에 따라 선수들에게 지급됐고, 공식 상금으로 인정됐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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