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를 달리던 삼성전자의 입지가 위태롭다. 중국 시장을 장악한 현지 업체들이 인도 등 다른 아시아 국가로 눈을 돌리면서 삼성전자 점유율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29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26%로 1위를 지켰다. 하지만 2위를 차지한 중국 업체 샤오미(25%)와 겨우 1%포인트 차이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전년 동기 대비 점유율이 26% 올랐지만, 샤오미는 300%나 올랐기 때문이다.
상위 5개 업체 중 중국 업체가 아닌 곳은 삼성전자뿐이었고, 2~5위는 샤오미와 비보(10%), 오포(9%), 레노보(7%) 등이 차지했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 점유율의 합은 5년 전인 2012년 3분기 1%에 불과했지만 3분기에는 57%까지 차지할 만큼 성장했다고 SA는 분석했다.
다른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조사 결과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3분기 삼성전자 점유율은 23%, 샤오미는 22%로 SA 조사 수치보다 낮았지만, 두 업체 간 점유율 차이는 역시 1%포인트에 불과했다. 비보(9%), 오포(8%), 레노보(7%)가 이들 업체 뒤를 이은 것도 같았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3분기 인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 순위에서 1∼3위를 홍미노트 4, 홍미4, 홍미4A 등 샤오미 제품이 차지했고, 삼성전자 제품은 갤럭시J2가 4위에 오르는 데 그쳤다. 이 조사업체는 “샤오미는 과거 가성비로 유명했지만 이제는 전보다 향상된 성능으로 명성을 쌓고 있다”면서 “샤오미의 효율적인 생산 라인과 샤오미 대비 약한 경쟁사들의 온라인 판매 기반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도는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가운데 성장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장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제조사들 간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SA는 “중국 시장이 성숙하면서 더 빠르게 성장하는 인도가 내년 제조사들에 더 중요해질 것”이라며 “특히 중국에서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하는 삼성전자는 내년에 인도에 더욱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 점유율은 3.0%에 그쳐 5위권에도 들지 못했다. 3분기 수치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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