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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남한산성' 박해일 "매력없는 인조? 호기심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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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남한산성' 박해일 "매력없는 인조? 호기심 컸다"

입력
2017.10.29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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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최지윤] 배우 박해일이 왜 인조 역에 매력을 느꼈는지 궁금했다. 영화 ‘남한산성’ 속 인조는 카리스마 넘치는 왕과 거리가 멀다. 두 신하 최명길(이병헌)과 김상헌(김윤석)에 휘둘리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박해일은 2번이나 출연을 고사했다. 처음으로 왕 연기에 도전해 부담감을 느낀 건 아니었다. 스케줄 문제 등으로 충분한 시간 내 캐릭터를 준비할 여유가 없었다. 사실 황동혁 감독에 “설득 당했다”고 표현했다. “‘해일씨가 연기해주면 영화 안에 본질을 더 담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하더라. 누구든 인조 역을 할 수 있다면 내가 할 필요가 없지 않냐. 꼭 필요하다는 말을 해줬다. 기분 좋은 설득이었다.”

영화는 1636년 인조 14년 병자호란, 청의 대군에 둘러싸인 남한산성의 47일을 그렸다. 김훈 작가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우유부단한 인조의 모습은 러닝 타임 내내 ‘피식’하게 만드는 웃음을 줬다. 박해일 역시 웃음보다는 “‘실소’에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반면 캐릭터가 조금 무미건조해 보이기도 했다. 명길과 상헌 캐릭터가 워낙 강렬한 탓이 크다. 박해일은 자신도 “인조처럼 우유부단한 부분이 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배우는 캐릭터에 호기심과 자극이 있어야 한다. 평가가 두려워서 하지 않으면 필모그래피의 확장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인조 역할을 잘 소화해서 보여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박해일은 인조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캐릭터에 몰입했다. 이병헌과 김윤석이 캐스팅된 상태여서 더 빨리 적응하기 위해 노력했다. “무식한 방법인데 실제로 남한산성을 거닐면서 캐릭터를 준비했다”고 귀띔했다. ‘인조스러운 건 어떤 모습일까?’ 끊임없이 생각했다. 또 의견 대립이 팽팽한 명길과 상헌 사이에서 “감정의 굴레를 어디까지 보여줄까?” 고민했다. “왕으로서 번뇌하고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최대한 절제했다. 파도가 일렁이는 것처럼 감정을 크게 잡으면 마지막 호흡에서 부담스럽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명길은 청과의 화친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자 한 인물이다. 반대로 상헌은 청의 공격에도 끝까지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 황 감독은 두 사람의 대립을 50대 50 적절한 비율로 담았다. 실제로는 두 사람 중 누구를 더 지지할까. 박해일은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질문과 똑같다”고 웃었다. 오히려 관객들에게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생각하겠냐?’고 묻고 싶다. 관객들이 백성의 입장에서 보는 게 맞다”고 했다.

선배 이병헌과 김윤석의 기에 눌린 적은 없을까. 박해일은 마치 “‘광해’와 전우치의 ‘화담’이 살아있는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특히 인조는 이병헌이 연기한 광해에 이어 왕위에 오른 인물이다. 먼저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 왕 연기를 한 이병헌을 의식할 수밖에 없었다. “내 앞에 광해가 앉아있는 것 같아 순간 움찔했다. 초반에 집중이 안 되는 시기가 있었다. (선배가) 편안하게 하라고 여유를 주더라. 김윤석 선배도 마찬가지다. ‘전우치’에서 강동원씨를 호통 치는 화담이 생각났다. 이런 부담감을 느끼지 말고 넘어서는 게 작품 외적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였다.”

박해일은 이다윗과 조아인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다윗은 서날쇠 역의 고수와 함께 대장간 일을 하는 칠복을 연기했다. 사공의 손녀 나루 역을 맡은 조아인은 김윤석과 환상의 케미를 자랑했다. 두 사람은 영화의 ‘신 스틸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해일은 “이다윗씨가 초등학생 때 ‘극락도 살인 사건’을 같이 했다.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에서 중학생 역할이었는데 깊이 있는 청년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남한산성’에선 방황하는 청년의 모습을 보였는데 능청스럽게 연기를 잘 하더라. 심지어 여유도 있었다. 대단한 지점을 봤다”고 놀랐다. 조아인에 대해서는 “아역배우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아인 양은 영화의 꽃이다. 김윤석 선배와 아인 양이 보여준 연기의 깊이는 최고였다”고 극찬했다.

박해일은 20여 년간 연기하면서 매너리즘에 빠지는 순간이 있었다. 이병헌은‘철들지 않아야 연기를 잘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동의한다. 연기할수록 자기만의 노하우와 틀이 견고하게 생기지 않냐. 그걸 계속 깨면서 철들지 말고 쭉 가보라는 얘기로 들렸다. 내 노하우? 선배처럼 멋있는 말이 안 나온다. 솔직히 내 연기 하기도 바쁘다(웃음).”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최지윤 기자 plai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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