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승리 위해 투입 가능성 제기
임종석ㆍ박수현 등 자천타천으로 거론

청와대 수석비서관급 참모들의 내년 지방선거 출마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당사자들은 고개를 젓고 있지만 지방선거가 문재인 정부의 향후 국정운영 동력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전략적 차출설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분류돼 왔지만, 최근 전남지사 후보로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전남 장흥 출신인 임 실장은 특히 25, 26일 양일간 문재인 대통령의 광주, 여수 방문 일정에 동행하면서 지방선거를 의식한 행보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대통령의 외부 일정 시 청와대를 지키는 비서실장이 이틀 연속 ‘수행’을 이유로 지방 일정을 함께 하는 건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임 실장 주변에선 지방선거 출마 여부에 손사래를 치고 있다. 임 실장은 86세대 간판으로서 대통령 비서실장이란 막중한 역할을 맡아 청와대에 세대교체의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여권에서 전남지사 후보로는 당초 이개호 의원과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가 거론돼 왔으나, 이 의원은 전남에서 유일한 배지라는 상징성 때문에 출마를 고민하고 있고, 우 대사는 이번 주 러시아 부임으로 사실상 출마가 불가능하다. 반면 국민의당에선 ‘DJ 비서실장’인 박지원 의원이 의욕을 보이는 가운데, 신구(新舊) 대결 구도를 만드는 데 손색이 없다.
임 실장은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역임했다는 점에서는 서울시장 후보에도 오른다. 하지만 박원순 서울시장이 3선 도전 의사를 보이면서 임 실장이 경쟁자로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작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다.
전병헌 정무수석도 탄핵정국 전부터 서울시장 후보로 꼽힌다. 3선 의원 출신에 민주당 원내대표까지 역임한 전 수석도 지방선거 출마를 통해 존재감을 과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부산 해광고를 나온 조국 민정수석은 부산시장 후보로 거론된다. 현재 여권이 보수의 분열을 틈 타 부산과 경남지역 확보에 대한 기대감은 높지만, 대표주자가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인지도가 높은 조 수석을 투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 수석은 이러한 관측을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도 주변에 의해 정치에 발을 들였다”며 “정치권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고 말했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이재명 성남시장의 경기지사 도전으로 ‘무주공산’이 된 성남시장 후보에 거론된다. 대선 당시 ‘문재인 1번가’, ‘전국을 덮자 파란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초대 국민소통수석으로서 대중적 인지도를 쌓았다. 윤 수석은 성남 분당에 본사를 둔 네이버 부사장 출신이다. 다만 윤 수석은 아직까지는 대통령 곁을 지켜야 한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의 입인 박수현 대변인은 충남지사 선거 출마가 유력시된다. 충남 공주 출신인 박 대변인은 지난해 20대 총선에서 낙선했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대변인으로서 탄탄한 입지를 다지며 재도약의 기회를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내 대선후보 경선 때 안희정 충남지사의 대변인을 맡았던 만큼 지원군도 탄탄하다. 충남 서천군수를 3선한 뒤 청와대에 입성한 나소열 자치분권비서관도 충남지사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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