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 스펙트럼 장애(ASD)’라 불리는 자폐증은 사회적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일련의 지적장애를 뜻한다. 정확한 발생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는데 한미 공동연구팀이 다운증후군을 일으키는 유전자가 자폐증에도 깊이 연관된 사실을 처음으로 입증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충남대, 미국 오거스타(Augusta)대 공동연구팀은 다운증후군의 원인유전자 ‘DYRK1A’가 자폐증의 원인 유전자로 작용하는 것을 인간과 유전자 구성이 90% 이상 유사한 담수어 제브라피시(zebrafish)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달 29일 국제 학술지 ‘분자자폐증(Molecular Autism)’ 온라인 판에도 게재됐다.
공동연구팀은 유전체를 편집하는 인공 효소 ‘유전자가위’로 제브라피시에서 DYRK1A 유전자 기능을 없앤 ‘녹아웃(Knockout) 돌연변이체’를 만들었다. 이어 무리를 이루는 어류의 습성을 활용해 ASD 연구의 핵심인 사회성 측정을 위한 간편한 검증방법을 개발했다.
실험 결과 DYRK1A 유전자 기능이 저해된 제브라피시는 다른 개체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는 등 사회성이 현저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책임자인 충남대 김철희 교수와 생명공학연구원 이정수 박사는 “궁극적으로는 ASD 치료제 개발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ASD에는 자폐성 장애, 아스퍼거 증후군, 서번트 증후군, 전반적 발달장애 등이 포함된다. 2011년 발표된 전수 역학조사에서는 국내 7∼12세 아동의 ASD 유병률이 2.64%로 나타났다. 약 38명 중 한 명에게서 발생한다는 의미다. 아동 110명 중 한 명 꼴인 미국이나 유럽의 두 배가 넘는 유병률이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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