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승인 없이는 안 돼”

한국전 참전용사인 미국 민주당의 존 코니어스(88ㆍ미시간) 하원의원이 26일(현지시간) 의회 승인 없이는 북한을 공격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하원에 제출했다. 대통령의 무력 사용권을 의회가 제한하는 법안이 발의된 적은 있지만, 북한을 특정한 것은 처음이다. 이번 법안에는 토머스 매시 의원(공화·켄터키) 등 일부 공화당 의원을 포함해 모두 의원 62명이 서명했다. 코니어스 의원은 미 육군 장교로 1년 간 한국 전쟁에 참전했으며 민주당 현역 의원 중 유일한 한국전 참전경험이 있다.
‘북한에 대한 위헌적 공격 금지’라는 이름의 이번 법안은 의회의 사전 승인이 없거나 미국이나 동맹국에 대한 공격에 대응하는 긴급조치가 아니라면 북한에 대한 군사 타격에 정부 예산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코니어스 의원은 성명에서 “한국전 참전 용사로서 우리의 최고 사령관이 무분별한 태도로 한국과 지역 동맹국에 주둔하는 우리 군대를 위험에 처하게 하는 데 대해 부끄럽게 여긴다”며 “국민들이 핵전쟁을 시작할 수 있는 권한을 지닌 트럼프 대통령에 두려워하고 있다”고 법안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선제 전쟁의 이야기를 중단하고, 미국 전문가들과 한국 정부가 주장하는 외교적 노선에 전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별도로 민주당의 크리스 머피 상원 의원(코네티컷)도 의회 동의 없이 핵 공격과 재래식 공격을 막론하고 대북 공격을 개시할 수 없는 법안 추진 의사를 밝혔다. 그는 “트럼프의 실수가 수십만명의 한반도 주민을 죽일 수 있다”며 공화당 의원들에게 법안 지지를 당부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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