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기아ㆍSK 구단 탄생 비화 밝혀‘눈길’
“작금의 정치상황이면 큰일 났겠죠. 직권남용 공소시효 끝났네요.”
‘단군매치’로 불리는 기아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 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가 전국적으로 큰 관심을 끌고 있는 가운데 27일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가 기아와 SK 구단 탄생 비화를 설명해 눈길을 끌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IMF 외환위기 때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해태타이거즈를 기아타이거즈로 살려내는 등 이런저런 사연이 있어 저는 기아 타이거즈와 SK 와이번스의 산파로서 애정을 가진 팬입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전두환 전 대통령은 광주ㆍ전남과 전북을 분열시키려고 전북에 쌍방울 프로야구단을 창설시켰지만, 당시 쌍방울은 프로야구단을 운영할 정도의 기업은 아니었다고 전했다.
당시 청와대 공보수석이었던 박 전 대표는 IMF 외환위기가 닥치자 대부분의 국내 기업들이 부도위기에 몰렸고, 더욱이 해태와 쌍방울은 구조조정으로 프로야구 구단 운영에 어려움을 겪은 시점에서 고재유 광주시장의 “광주시민의 자존심인 타이거즈를 살려달라”는 간곡한 설명(부탁)으로, 정몽구 회장을 만나 “타이거즈를 인수하라”고 권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 회장은 연간 200억원의 구단 운영비는 감당할 수 없고, 프로구단 인수를 하려면 오히려 현대그룹 각 자회사에서 분담하는 등 운영이 어려운 현대 유니콘스를 인수해야 한다는 말이었는데, ‘타이거즈’인수가 우선이라는 간청으로 오늘 기아타이거즈가 탄생했다는 비화를 털어놨다.
박 전 대표는 “현대자동차가 기아자동차 인수 과정에서도 자신이 개입하면서 지금의 기아자동차가 광주에서 태동할 수 있게 하는 조력자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또 쌍방울 구단 처분을 놓고 유종근 전북지사도 요청이 있었다. 이어 박 전 대표는 SK 손길승 회장을 만나 간청했지만 완강히 거절했고 고민을 하겠다는 손 회장의 말에 ‘충격요법’으로 저녁시간을 이용해 국내 유명 스포츠 언론사 체육부장들을 초청, 쌍방울 야구단을 SK에서 인수키로 했다는 거짓 정보를 흘려 다음날 각 언론사가 일제히 보도해 기정사실화했다는 일화도 덧붙였다.
박 전 대표는 “당시 정치권은 자신을 2인자로 칭호 했기에 가능했다”며 “이런 사연으로 자신은 기아 타이거즈와 SK 와이번스의 산파역할로 프로야구를 사랑하고 애정을 가진 팬이 되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지금의 프로야구가 국민들에게 사랑을 받은 것에 조금이나마 일조를 했다”며 “이런 행동들이 지금은 할 수도 생각도 못 하지만, 직권남용 등 공소시효가 지난 옛일”이라고 고백했다.
박 전 대표는 “오래 전에 직권남용도 다수의 국민을 위한 일이라면 할 수도 있는 시절이 있었다”고 말했다.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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